KB금융 새 회장, 다음달 확정…윤종규 3연임 유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KB금융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이 다음 달 확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본다. 지난 2분기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을 만큼 실적을 냈고, 다수의 금융그룹이 겪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를 피해 리스크 관리 면에서도 능력을 보이면서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다.

KB금융은 1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임기는 11월20일부터지만 예년보다 일찍 인선을 시작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COVID-19) 위기를 극복할 리더를 뽑는 만큼 꼼꼼한 검증, 검토를 위해서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4명의 숏리스트(최종 후보자군)는 오는 28일 결정된다. 다음달 16일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가린다. 이후 검증절차를 밟아 같은 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주주총회에 최종 1인을 추천하면 11월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임된다.

KB금융은 회추위(회추위원장 선우석호 이사)가 반기마다 회장 후보군을 관리해왔는데 내부 후보군 5명에는 윤 회장을 비롯해 허인 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이 포함됐다. 외부의 CEO(최고경영자)급 인사와 전직 임원 등과 함께 회장직을 놓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무리 없이 3연임에 성공하지 않겠냐고 본다. 2014년 취임한 윤 회장은 2017년 확대지배구조위원회 만장일치로 연임됐다. 그는 6년 동안 KB금융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KB금융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지난 2분기에는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도 탈환했다. 올 들어서는 푸르덴셜생명을 품으며 몸집을 키웠고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그룹과 손잡으며 글로벌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윤 회장의 남다른 ESG 경영 의지도 금융권에서는 높게 평가한다. ESG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그룹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만들고 ESG 금융·투자에 10년간 5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윤 회장 3연임에 금융당국도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 본인이 고사하지만 않는다면 연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3연임 전례를 만들면서 부담도 덜한 상황이다.

더욱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자 평가 요건에 ESG 실천 의지를 포함시켰다. 또 사상 유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를 겪는 터라 위기 대응 능력도 검증하기로 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인 만큼 디지털 전환 작업을 주도할 역량도 중점적으로 본다.

KB금융은 회장 인선과 관련해 공정성, 개방성 등 원칙을 강조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5월 말부터 주요 기관주주, 직원 대표, 노동조합 대표 등을 만나며 의견을 모아왔다.

또 KB금융은 내부 CEO 후보군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장 추천을 일회성 이벤트로 삼지 않기 위해서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내부 후보자들은 리더십 연수 과정을 밟는다.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외부 후보군도 포함된 롱리스트는 반기마다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