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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전셋값이 왜이래' 테스형은 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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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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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부동산 갭투자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게 2015년이다. 갭투자는 전셋값과 매매가의 차이(Gap)가 얼마 나지 않는 주택을 찾아 전세를 끼고 차액만 들여 매수한다. 적게는 1000만~2000만원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할 정도였다. 소액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에 20대 대학생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갭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그 이전에도 갭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15년 언론에 등장할 정도로 본격 확산한 것은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주택은행의 후신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10년 2.19% 하락한 걸 시작으로 2013년까지 4년 내리 마이너스였다. 2014년에도 상승률이 1.09%에 불과했다. 투자대상으로서 아파트 인기가 그만큼 없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7.73%, 13.42%, 2.21%, 8.97%, 4.86%, 9.57% 등 해마다 크게 올랐다. 아파트를 사기(Buying)는 싫고, 살기(Living)는 해야겠고, 전세 시장에 공급 대비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경제 불황에 따른 저금리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과 전셋값의 차이가 좁혀지자 서울은 ‘갭투자’의 천국이 됐다.

갭투자를 노리는 매수 수요가 몰리자 이젠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5년 5.56% 상승하는 등 강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광풍의 서막이었다.

이제 한동안 안정됐던 아파트 전셋값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이 6.54%로, 2016년 5월(6.99%) 이래 최고를 달렸다.

지금의 전셋값 상승은 아파트를 ‘살(Buying) 수 없어’ 벌어진 현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23차례 걸쳐 나온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부동산 매수를 어렵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도세와 보유세, 취득세를 인상하고 대출을 죄었다. 그래서 매수 수요가 쏙 들어갔다. 이달 둘째 주에는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등 얼핏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아파트를 사고, 팔고, 보유하는 모든 행위에 부담은 커졌다. 그래도 살기는 해야 하기 때문에 전셋값은 올라간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은 화약고에 성냥불을 던진 격이었다.

현재의 전셋값 상승은 곧 ‘부담의 전가’다. 조세는 납세 의무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게 아니다. 부담은 가격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가된다.

재정학 교과서대로라면 수요가 비탄력적일수록 부담 전가는 쉽게 일어난다. ‘살 공간’에 대한 수요는 탄력적일 수 없다. 부동산 소유자들은 높아진 보유 부담을 전셋값 인상을 통해 세입자들에게 귀착시킨다. 부자들에게 부담 지운 세금은 결국 가난한 자들의 몫이 됐다.

집값 상승을 내버려둘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써 왔던 '닥치고 세금'이 해법은 아니다. 이기적인 경제주체들의 합리적인 행동을 '탐욕'이라는 도덕 경제학 용어로 치환하다 보니 악순환과 이에 따른 구성원들의 고통은 계속된다. '자연인 홍남기'라고 고통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21세기 한국에 뜬금없이 소환돼 형님 소리를 듣는 소크라테스는 변증법으로 진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것은 문답을 통해 자신의 무지를 알아 가는 과정이다. 그동안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많은 질문을 던졌다. 청와대와 여당, 정부는 대답을 통해 무지를 깨달아갔어야 한다. 무지를 깨닫는 게 진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답과 자성 없이 더 강한 규제만 양산할 뿐이었다.

테스 형은 '터무니 없는 것을 가르친다'는 가짜 뉴스로 고발돼 아테네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난 뒤 양형 선고를 앞두고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홍신문화사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는 '따져보지 않는 생활이란 사람으로서 사는 보람이 없는 것')"고 했다. '전셋값이 왜 이래'라고 물으면 해줄 대답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마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전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며 미래주거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시장에 대한 무지를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가수 나훈아 새 앨범 '아홉이야기' /사진제공=예아라
가수 나훈아 새 앨범 '아홉이야기' /사진제공=예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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