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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기술 투자" vs "더 힘들다"…택배사-기사 입장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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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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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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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획]택배死, 더 이상 안된다③

"인력·기술 투자" vs "더 힘들다"…택배사-기사 입장차, 왜?
택배 업체들은 다년간 택배 노동자의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한 투자를 해왔다고 주장한다. 꾸준히 인력을 채용해왔고, 자동화를 위한 기술 개발도 이어왔다는 것이다. 불공정 관행 역시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개선 정도는 미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택배사가 인력 투자에 더 과감히 나서야 하고, 중견 업체의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택배업체 "인력, 기술에 지속 투자해왔다", 현장 "오히려 업무 강도 세졌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뉴스1

2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사들은 그동안 인력과 기술에 상당히 투자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택배사 관계자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 대형 택배사들은 그동안 인력 증원, 기술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문제가 되는 '분류 인력'은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늘려왔다"며 "기술 투자의 경우 택배 3사가 비슷한데, 물류 허브의 경우 택배 상자를 배송 예정 지역별로 나눠주는 휠 소터(wheel sorter)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등 100% 동력화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지난 몇 년 간 오히려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의 한 대한통운 지점에서 일하는 A씨는 "기사 일을 시작한지 7년째인데, '분류 작업' 시간은 매년 1시간씩 길어진 것 같다"며 "물류 산업 성장으로 화물 수는 늘었는데 분류 인력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휠 소터 등이 도입돼 조금 편해진 면은 있지만 결국 사람 손이 간다'며 "휠 소터가 배달 구역별로 모아 준 화물을 기사들이 결국 자기 차에 실어야 하며, 우리 지점에서만 오분류율이 10% 정도여서 이를 사람 힘으로 다시 제대로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공정 관행의 경우 중소 택배사를 중심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중견 택배업체 로젠택배 소속 기사는 "중견업체에서는 과로 문제와 더불어 지점과 기사, 기사와 기사 사이 불공정 관행의 문제가 크다"며 "보증금, 권리금 문제가 과도한 노동과 함께 기사를 괴롭히는 한 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기업과 계약을 맺은 대리점들은 기사들에게 '보증금'을 요구 못하도록 돼 있고, 기사가 다른 기사에게 구역을 넘기며 음성적으로 받는 '권리금' 또한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물류업계 전문가 B씨는 "중견업체의 경우 각 지역의 화물을 보유한 화주와 대리점, 대리점과 기사를 매개해주는 역할 정도만 할 뿐"이라며 "회사가 자체적으로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화주와 기사 사이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인력 증원 중요…중견업체 갑질 막으려면 정부 개입 필요"


전문가들은 택배업계가 기술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택배사들은 그동안 물류센터 규모를 확장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제는 자동화 시스템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휠 소터의 오분류율을 지속적으로 줄이도록 해야 하고 아마존에서 쓰이는 '키바 로봇' 도입 등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카바 로봇'은 온라인에서 주문을 받은 물품을 선별, 포장하는 등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자율 이동형 로봇이다.

분류 인력은 현재보다 더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B씨는 "한국 대형 택배사들이 당장 근로 환경 개선 효과를 내는 방법은 결국 분류 인력을 증원"이라며 "물류업 특성상 세계 어느 회사나 100% 자동화는 힘들고 결국 사람이 투입돼야 하는데, 그만큼 인력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최근 택배기사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분류 지원인력을 1000명에서 4000명으로 늘리고,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MP)를 구축해 물류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택배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을 시작으로 이같은 움직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금, 권리금 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B씨는 "화주에 대한 통제력이 약한 중견 택배사 특성상, 이곳 기사들이 겪는 부조리를 해결하려면 정부·국회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화주들이 하위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때 택배차량을 높은 가격으로 강매를 시키는데, 이런 관행을 금지하는 법안 등이 도입되면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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