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 아니면 강경 투쟁?'…민주노총 '새 수장' 후보자는 누구

"다른 이슈보다도 '사회적 대화'를 두고 후보들 간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됩니다."

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는 10기 지도부 선거를 두고 이렇게 예상했다. 민주노총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선거는 안갯속이다. 사회적 대화 복귀, 노동법 개정 등의 굵직한 이슈가 많다 보니 선거전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회적 대화vs투쟁'…약 96만명 노조원의 선택은?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에선 임기 3년의 위원장을 비롯해 수석 부위원장, 사무총장도 동시에 뽑는다.


1차 투표일은 다음 달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는 민주노총 출범 후 3번째로 치르는 직선제 선거다. 민주노총은 대의원을 선거인단으로 하는 간접선거를 하다가 2015년부터 조합원 전원(현재 95만7920명)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꿨다.

이번 선거의 후보로는 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이호동 전 발전노조 위원장 등 모두 4명이 등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찬성파'로 분류된다. 김 후보는 공약으로 △사회적 교섭을 통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 △정파 패권이 아닌 공조직 산별중심의 조직 운영을 내세웠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강성 노선인 '현장파'로 꼽힌다. 양 경기본부장은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 조직으로 사회적 대화 참여에 반대한 ‘전국회의’ 그룹 출신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9기 지도부 선거 때 2위를 했다. 당시 이 전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보다는 투쟁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에는 국민파(온건), 중앙파(중도), 현장파(강경) 등 여러 계파가 존재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여러 계파의 후보들이 나온 만큼 결선투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복귀 계기될까
선거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정책과 전략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노동자 생존권 보장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 등이 중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재참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이 최종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민주노총 내부갈등으로 무산됐다.

2017년 말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고 직선으로 당선된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산별 조직을 장악한 현장파는 사회적 대화에 줄곧 반대하고 있다.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1노총인 민주노총의 사회·정책적 영향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투쟁 일변도의 투쟁 방식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젊은 노조원들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지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