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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로 의약품 패권경쟁 시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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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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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 사진제공=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 사진제공=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종 감염병이 대확산하자 국제 질서가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보건의료시스템의 미비 혹은 붕괴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지구촌은 ‘국가간 협력과 연대’ 대신 항만·공항 봉쇄와 수출 중단 등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자국민의 건강문제와 직결되는 의약품 수급문제가 도드라졌다. 초강대국 미국조차 의약품 부족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미국 내 해열제와 항생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의약품과 의약품 원료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서다.

미국에 유통되는 제네릭의약품의 40%는 인도산이고 인도산 의약품 원료의 70%는 중국산이다. 더구나 미국에서 소비되는 항생제의 95%는 중국에서 조달된다. 우리나라도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6%에 불과하다, 다만 완제의약품 자급률이 80%에 육박하는 등 충분한 생산 인프라를 갖춘 덕분에 이 같은 불상사를 겪지는 않았다.

인도 혹은 중국이 공급을 중단하면 그 연쇄반응으로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은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료 부족을 우려해 해열진통제, 항생제 등 26종의 의약품 원료 수출을 제한했다. 한국도 원료의약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감염병 확산 대비 차원에서 원료·필수의약품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당장 의약품을 손에 쥘 수 없는 두려운 현실에 물고 물리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 사슬 문제가 불거지자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죄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출시도 되기 전 백신 입도선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고, 러시아는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음을 공식화하면서 ‘백신’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러는 사이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과학자, 전문가 등 사회 각계의 시선은 제약바이오산업을 향했다. 감염병의 대확산 시대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백신 민족주의가 공생의 가치를 앞서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자력으로 의약품을 개발, 생산하는 ‘제약자국화’에 있기 때문이다. 제약자국화 정립은 한껏 위상이 높아진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약자국화의 물적 기반이 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제약바이오산업에 주어진 과제는 제약주권을 확립하는 동시에 국가 핵심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산업계는 협력과 공조, 이른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핵심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56개 제약바이오기업이 공동 출자한 공동 투자·개발 플랫폼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대표적인 사례다.

KIMCo는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감염병 치료제 등 혁신의약품 개발과 생산인프라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하는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앞으로 산업계는 이를 기반으로 사회안전망 확립과 국부 창출을 중심축으로 하는 미래가치를 보다 선명하게 실현해나갈 것이다.

1400조원에 달하는 드넓은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지에 법인과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다국적 제약기업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혁신적 바이오 생태계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의 CIC(케임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ILP(Industrial Liaison Program) 프로그램을 본격 활용하기 위해 20여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가입,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산업은 규모는 작지만 커다란 에너지와 역량을 갖고 있다. 응축된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방아쇠는 끝없는 시도와 혁신이다. 신약 개발이 0.01%라는 희박한 가능성과의 싸움이듯 과감한 도전과 투자는 한국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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