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현대차가 중고차시장에서 '메기'가 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11.09 11:1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같은생각 다른느낌]투명한 중고차 매매시스템 구축 절실

[편집자주] 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현대차가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중고차 시장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달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중고차 매매)사업을 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현재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려진 상황이다. 2013년 중고차 매매가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됐으나 지난해 2월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중소벤처기업부 결정만 남겨놓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고차 매매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한다”며 변화를 예고한 듯한 발언을 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참여와 자동차매매사업조합과의 동반성장 방안 등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여러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수익성 면에서 보완효과가 있다. 중고차 판매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고차 거래건수는 약 192만대로 자동차 내수 판매 93만대의 2배가 넘는다. 통계청 ‘서비스업조사’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중고차 판매매출액은 12조4217억원에 달한다. 또한 인증 중고차 제도 등을 통해 가격을 통제해 감가율을 줄이면 신차 판매가 늘어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벤츠나 BMW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매매로 품질을 보증하면서 중고차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둘째, 업종간 연관효과를 누릴 수 있다. 완성차 제조와 판매, 중고차 판매, 캐피탈 금융의 연결로 신차 제조부터 폐차까지 전 과정을 연결할 유통망을 구축하고 캐피탈 할부금융업까지 덩달아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차량 제조와 판매 전 과정에 걸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 유사 업종으로의 진출이 용이해진다.

셋째, 일부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매입 브랜드 ‘오토벨’을 운영하고 있으며 분당, 시화, 양산에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로 지난해 약 5040억원 매출액을 거둔데 이어 올 3분기까지 3644억원 매출액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가 중고차 매매 사업을 시작하면 중고차 경매 사업을 해온 현대글로비스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6월말 현재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23.29%, 정몽구 회장이 6.71%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오너 지분이 높은 기업이다.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높일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중고자동차 판매업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중고차 판매업의 대기업 참여는 중소기업 목조르기”라며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촉구했다.

사실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야 소비자 보호가 된단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굳이 중고차 사업에 완성차 업체만 하란 법은 없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가능한 사업이며 공공기관이나 플랫폼 사업자가 담당해도 된다. 오히려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가 캐피탈 금융에 중고차 시장까지 수직으로 연결되면 시장독과점 지위를 강화해 소비자 후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완성차 업체는 자사 중고차 가격 유지로 완성차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곧 완성차와 중고차의 소비자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기존 중고차 딜러들도 소멸하거나 임시직 판매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고차 시장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소비자들이 독과점 폐해와 가격 상승 우려에도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는 이유는 그만큼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컸단 얘기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수많은 자정의 기회를 잃어버렸고 투명한 거래시장이 될 거란 기대감은 낮아졌다. 부실한 정보를 제공해 저급의 중고차를 비싸게 팔거나 허위 미끼 매물로 소비자를 우롱하기 일쑤였다. 이러니 소비자들에겐 판매자와 구매자간 정보 불균형으로 싸구려 저급품이 판치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각인돼 있다. SK엔카나 KB차차차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이 뛰어들었을 때 일반 국민들은 혼탁한 중고차 시장이 정화되길 바랐으나 기존 딜러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제대로 된 메기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투명한 중고차 매매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둬야 한다. 다만 대기업이나 플랫폼 기업이 주요 거래를 독점할 때 발생하는 독과점 폐해를 막아 소비자후생을 높이고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의 활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11월 9일 (05:1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