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증시 주도주 바꾼다" 투자 전문가들 꼽은 대세주는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민들이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사진=AFP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증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증시 랠리를 주도하던 성장주가 저물고 가치주가 빛을 발하는 대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과 치료제가 전 세계로 보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종식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팬데믹 수혜주인 기술주는 고꾸라지고 짓눌려있던 관광, 항공, 소비, 금융 등 경기순환주는 급등세다.


CNBC는 이같은 반응은 시장 주도주가 변하고 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전문가들은 경기 반등과 물가 상승을 기대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살아날 것이라면서 고평가된 성장주에서 저평가된 가치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을 조언해왔다. 가치주는 경기 민감업종에 주로 포진해있다.

앞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휩쓰는 블루웨이브 기대감에 가치주가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지난주 블루웨이브 무산으로 대규모 경기부양이 어려워 보이자 성장주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둘러싼 잇따른 희소식에 시장 흐름은 다시 반전됐다.


수니 하포드 UBS자산운용 회장은 "2021년은 코로나19 유행과 재정부양 불확실성을 둘러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백신 개발 소식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시장 오름세를 제한하던 코로나19발 경제충격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내년까지 쭉 증시 우상향 움직임이 유지되리라는 전망이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해펠레 수석투자책임자(CIO)는 10일 보고서를 내고 거듭 투자자들에게 저평가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와 '집콕' 수혜주에서 벗어나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던 경기순환주로 투자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마뉴엘 카우 바클레이스 주식전략가 역시 "바이든의 선거 승리와 백신 개발 진전으로 시장이 가장 큰 두 가지 꼬리위험을 덜었다"면서 국채, 현금, 성장주에 몰려있던 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희소식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급등하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에 근접하면서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앤드류 브레너 냇얼라이언스의 채권부문 총괄은 로이터를 통해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19 환자가 뚝 떨어진다면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인상 시점을 2023년에서 2022년이나 2021년 하반기로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