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나가 살라고?"…TV보던 아내 흉기로 찌른 70대 '징역 6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아내가 '혼자 나가 살아라'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70대 중국인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임해지 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71)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중국 동포인 A씨는 지난 9월15일 오후 8시쯤 경기도 부천시 중동의 자택에서 아내 B씨(중국 국적)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씨 범행은 말싸움에서 시작됐다. 앞서 A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아내가 평소 자신이 싫어하는 처제와 통화하자 "우리 집에 전화하지 말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아내는 A씨에게 "혼자 나가 살아라"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 아내와 생활하며 불만이 쌓여있었다"며 "아내가 건강이 좋지 않은 내게 나가라고 한 것은 죽으라고 말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울하게 혼자 죽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살인 범위는 반드시 살해할 목적이나 계획적 살해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며 "피고인이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 아내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것은 살해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했으나 '자녀들을 생각해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피고인이 석방된 후 다시 폭력적 행동을 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수사기록 등을 미뤄 피해자의 진정한 용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2013년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나이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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