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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한쪽 눈으로만 보는 세상[오동희의 思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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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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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눈이 둘인 이유는 사물을 평면적으로 보지 말고 입체적으로 보라는 뜻이다. 한눈으로만 사물을 보면 그 형체를 알아볼 수는 있으나 물체의 깊이와 물체까지의 거리 등은 알기 어렵다.

좌안과 우안이 약간의 간격을 두고 물체를 봄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와 그 거리차에 따른 물체의 크기 등을 대뇌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두 눈 사이의 간격은 사물의 실체를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열쇠다.

2020년 경자년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왼쪽과 오른쪽 자신의 위치에서만 세상을 보는 두 무리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한해였다. 실체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본 것만이 옳고, 유일한 선(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시기였다.

19세기 영국 최고 여류 소설가인 조지 엘리엇(본명 메리 앤 에번스)은 "모든 것이 잘못됐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자기 자신만 빼고…"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었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200년 전 그의 외침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볼 경우 제대로 된 문제의 진단과 해결책을 제대로 제시할 수 없는 우를 범하기 쉽다.

예를 들면 중앙에 위치한 물건을 볼 때도 왼쪽 눈으로만 보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생각하고, 오른쪽 눈만으로 보면 왼쪽으로 치우친 것처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보고서를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특검 측 추천인과 삼성 측 추천인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재판부가 추천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의 의견을 보는 시선이다.

중립적 입장에 대한 해석도 진영논리에 따라 달라지는 게 문제다. 한쪽 눈을 감고 보니 다른 쪽을 볼 수가 없다.

일례로 준법 감시위원회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그는 "탈퇴 제한 강제조항이 없으나 탈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거나 "관계사 예산 중단시 다른 수단이 없다. 다만 활동을 방해할 가능성은 현재로는 없어 보인다"는 데 대한 해석이다.

또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감독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영권 승계 등 위법을 위해선 회사 내 조직을 동원해야 하는데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 준법감시위 출범이 준법감시활동의 보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마찬가지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한쪽 눈을 감고 보면 부정적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강 전 재판관의 평가는 대체로 한 문단에 긍정과 부정, 중립적 의견을 두루 담는 식이어서 아전인수격 해석을 가능케 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법행위 등을 유형별로 정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은 또 다른 편향된 시각의 문제를 안고 있다.

1500일 이상 진행되고 있는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수사와 재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정권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주장에서 시작된 일이다. 이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미 경영권에 이 부회장에게 넘어갔고, 그 다음에 경영권 승계 이슈는 그의 후손들과 관련된 것이다.

이미 이 부회장은 향후 자녀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앞으로는 없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유형별 위법 행위를 정의하지 않았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도 입체적 시각이 아니라 한쪽 눈을 감은 평가라는 생각이다.

2021년 신축년(흰 소의 해)에는 소의 큰 눈망울처럼 모두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자.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 오동희
    오동희 hunter@mt.co.kr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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