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섭다"며 은퇴한 日 스모선수… 스모협회에 쏟아지는 비난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지난 9일 스모선수 고토 간테쓰가 SNS를 통해 코로나 감염이 두려워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한 스모선수가 "코로나19가 무섭다"며 은퇴했다.

앞서 스모협회는 감염 우려가 있으니 경기를 쉬게 해달라는 해당 선수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스모선수 고토 간테쓰(22)는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이 상황 속에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무섭기 때문에 휴장을 부탁했으나 그건 무리라고 한다"며 "제 몸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오늘부로 은퇴를 결정했다"고 적었다.

고토의 은퇴는 지난 10일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시작된 첫 대회(하쓰바쇼)를 하루 앞둔 9일 이뤄졌다. 고토는 스모협회가 매년 6차례, 한 번에 15일 동안 개최하는 스모 챔피언 결정전인 '오즈모'의 출전 자격도 가지고 있었다.

스모협회는 앞서 그가 휴장을 요청했을 당시 "코로나19가 무섭다는 건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경기에 나서든지 그만두라"고 고토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스모는 거의 알몸인 상태로 피부를 접촉하며 힘을 겨루는 경기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일본의 유명 스모선수인 스에타케 기요타카가 코로나19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요코즈나(천하장사)인 하코호 쇼를 비롯해 여러 스모선수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도 그의 은퇴 선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이번 대회에는 전체 출전 선수의 10%가량이 감염자와 접촉 등의 이유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고토의 은퇴 선언에 일본의 많은 누리꾼은 이해한다면서 응원을 보내고 있다. 또한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회를 강행한 스모협회에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그의 은퇴 결정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오히려 선수의 휴장신청을 거부한 스모협회가 독단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