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뺏은 로봇, 사람 임금도 깎았다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24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0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현대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로봇산업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국제부품소재산업전, 대구국제로봇산업전 등 기계·부품·로봇 3개 부문을 통합해 240개 업체가 597개 부스 규모로 참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전시가 함께 열린다. 전시는 27일까지. 2020.11.24/뉴스1

산업현장에 투입되는 로봇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질임금 상승률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김용복 실장, 이병호 조사역은 27일 발표한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국내 산업용 로봇 보급 확대 배경과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은 전기·전자, 화학 등 로봇 활용도가 높은 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다른 국가에 비해 로봇 보급 속도가 빠른 편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전체에서 산업용 로봇 운영대수는 75만대에서 243만9000대로 약 3배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한국의 산업용 로봇 운영대수는 3만8000대에서 30만대로 약 8배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로봇침투도가 1단위 올라가면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은 약 0.1%포인트, 실질임금 상승률은 약 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임금 상승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침투도는 1000명당 로봇 보급 증가폭 등을 따진 것으로 산업에 투입되는 로봇의 양을 보여준다. 침투도가 높을수록 로봇 보급량이 많음을 의미한다.

실질임금 상승률 하락은 로봇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명목 로봇 가격은 2009년 6만3000만달러에서 2018년 3만9000달러로 약 40% 하락했다. 로봇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 가격이 싸진 것이다.

김용복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로봇 보급도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로봇 보급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가 업무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발굴하면서 부문 간 노동이동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