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올랐으니 수신료 올리자"는 KBS…여론은 '글쎄'

KBS 사옥. /사진제공=KBS

"KBS 수신료 안 내는 방법 뭐예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를 중심으로 'KBS 수신료 안 내는 방법'이라는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말부터 KBS가 수신료 인상 의지를 드러낸데 대한 반발 여론이 표출된 장면이다.


그럼에도 KBS가 지난 1일 자로 발간한 2월호 사보에선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이 재차 언급됐다. "수신료 동결이 공영방송으로서의 위기를 불렀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은 물론 정치권에서조차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만큼 KBS의 수신료 인상 계획에 난항이 예상된다.
KBS "국민소득은 17배 올랐는데 수신료는 41년째 제자리"KBS는 2월호 사보 '수신료 현실화 Q&A' 페이지를 통해 "2023년 '공영방송 50년', 2027년 '대한민국 방송 100년'을 향해 가는 역사 속에서 수신료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KBS 개국 1년 후인 1963년 정부는 KBS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시청료(현재의 수신료)' 징수를 골자로 한 '국영TV방송사업 운영에 관한 임시조치법'과 '동 시행령'을 공포했다"며 "최초 시청료는 수상기 대당 월 100원이었고 이후 1964년 150원, 1965년 200원, 1969년 300원으로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사진=KBS 사보 캡처

1989년 방송법이 시행되면서 '시청료'로 불리던 명칭이 수신료로 바뀌었는데 이를 두고 KBS는 "수신료는 시청의 대가가 아니라 공공 부담금이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KBS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도 공영방송의 질 향상을 위해 수신료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KBS는 또 41년째 수신료가 동결된 점을 언급하며 "첫해 수신료와 같은 금액이었던 월 신문 구독료는 월 2만원으로 8배나 뛰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7배, 가구당 통신비 지출이 28배로 늘어났다"고 했다.
시청자들 "안 보고 안 내면 안 되냐"…'수신료 안 내는 방법'까지 등장KBS 수신료를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안에 여론은 부정적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유튜브가 TV의 대체재로 등장하는 등 미디어환경 변화로 TV 의존도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효용성 없는 '준조세' 성격 수신료를 내는 게 불합리하다는 논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반발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한 맘카페 이용자는 "IPTV로만 어쩌다 한번 TV 보는데 왜 KBS가 수신료를 걷어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최근 KBS 직원이 썼다는 억대 연봉 글 봐도 짜증 난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게재된 "억대 연봉이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KBS 직원의 글이 논란이 됐다.

/사진=맘카페 캡처

커뮤니티에는 'KBS 수신료 안 내는 방법'이라는 글까지 등장했다. "뭐라도 아껴야 해서 KBS 수신료 아꼈어요"는 한 맘카페 글은 TV가 고장 났다며 "간단한 신청만 하면 매달 내는 KBS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고 썼다.

글쓴이는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집에 TV가 없다고 하니까 신청을 받아 주더라. 정말 쉽죠?"면서 "물론 다시 TV를 보게 되면 수신료를 다시 내야겠지만, 잠시만이라도 TV 수신료를 아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수신료 논란 처음 아냐…2019년엔 靑 청원 '20만 돌파'KBS 수신료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0월에는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 국민청원'에 한 달간 약 21만명이 동의했다. 당시 KBS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인터뷰 관련 진실공방을 벌이던 시기였디

청원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의 파렴치한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뉴스를 방송하는 공영방송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이어 "당장 수신료를 전기요금, 아파트 관리비에서 분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해당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청와대는 "사법부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 방송법 제64조의 수신료 납부 의무규정과 제67조의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며 현행 수신료 징수방식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청원을 계기로 KBS가 국민이 주신 '수신료'라는 소중한 재원의 가치를 더욱 무겁게 인식하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KBS가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