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살이' SK C&C가 여의도에 둥지 튼 이유

전경련회관 전경 /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SK㈜ C&C에서 금융 분야 디지털 전환사업의 핵심 사업부인 금융디지털부문이 이달 들어 판교를 떠나 서울 여의도에 새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중심지 여의도에서 고객사 근처에 자리잡고 금융사 IT 전환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6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13층에 금융디지털부문 여의도 사무소를 마련하고 이달 초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SK C&C 본사는 경기 성남 판교에 있지만 금융사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력들은 앞으로 여의도로 출퇴근한다. 여의도 사무소는 지정석이 없이 예약제로 운영되는 '모바일 오피스' 형태로 170석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SK C&C는 이곳을 금융사 대상 영업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겠다는 목표다. 고객사 또는 잠재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줄인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사업은 전형적인 수·발주 구조인 데다 사업을 따내는 데 긴밀한 인적 교류가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도 개발자들이 직접 고객사에 가야 하는 특성이 있다. 고객사 근처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업무를 크게 효율화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권사와 산업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본점이 전경련회관 반경 1km 이내에 있다. 모두 이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이 몰려 있는 을지로, NH농협 본사가 있는 충정로 등에도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면 갈 수 있다.


반면 이들 금융사들과 SK C&C 본사인 판교캠퍼스까지는 차로 최소 1시간은 걸린다. SK C&C와 IT서비스 '빅3'로 불리는 삼성SDS(서울 잠실)·LG CNS(서울 마곡)에 비해 고객사들과 물리적으로 가깝지 않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회관 '이웃' 입주자 중에도 굵직한 금융 고객사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SK C&C와 2019년 상호 협력을 약속한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차세대 디지털 스템 도입을 위한 '더케이(THE K) 프로젝트'를 위해 2018년부터 IT관련 부서 사무실을 전경련회관에 마련했다.

SK C&C 관계자는 "원래도 금융사 대상 대규모 프로젝트 때에는 대부분 고객사들 주변에 소규모 사무소를 마련해 움직이긴 했다"며 "디지털 전환을 요구하는 금융사도 늘어난 데다 기존 고객들과의 프로젝트 종류도 다양해진 만큼 빠른 대응이 필요해져 거점 사무소를 확장해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