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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LG·SK…'12일 낮 1시' 바이든 거부권 시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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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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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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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LG·SK…'12일 낮 1시' 바이든 거부권 시한 임박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긴장감 도는 주말을 맞는다. 지난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제한적 10년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앞두고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국내를 대표하는 두 배터리 업체의 희비가 또 한 번 엇갈릴 전망이다.



남은 주말, 양사 극적 합의 가능성은 없나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지난 2월 10일 ITC 판결이 있었던 날로부터 60일째인 오는 11일 자정(현지시간)이다. 이는 한국 시간 기준으로 오는 12일 오후 1시다.

지난 2월 10일 ITC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제한적 10년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는데 단 포드에 대해서는 4년, 폭스바겐에 대해서는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주말 사이에라도 양사가 합의한다면 그 즉시 수입금지 조치는 효력을 잃게 된다. 단 9일 오전까지의 양사 분위기를 종합하면 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난 3월 말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위급 경영자들까지 직접 나서 "합당한 배상을 받겠다"거나 "무리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대립했다. 최근까지도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은 SK의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거나 LG에너지솔루션은 "투박하고 극단적인 주장"이라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단 강대강으로 대치중인 것은 미국도 바라지 않는 최악의 경우다. 지난 2월 ITC 판결 직후 포드와 폭스바겐은 앞다퉈 입장을 냈다. 폭스바겐은 "두 배터리 회사간 싸움에서의 의도치 않은 희생자"라며 "유예기간은 최소 4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두 업체가 법정밖에서 합의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시나리오1. 바이든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숨죽인 LG·SK…'12일 낮 1시' 바이든 거부권 시한 임박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시한 전까지 언제든 거부권을 표명할 수 있다. 이 경우 미 정부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거부권 행사는 SK이노베이션에 긍정적 시나리오다. 현재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포드, 폭스바겐 등 기존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들도 한 숨 돌릴 수 있게 된다.

미 대통령이 ITC가 내린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미국 공공의 이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있을 때다.

국내·외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비를 들여 공장을 지으며 △향후 2600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점 △바이든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국 전기차 생태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중단될 경우 중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점이 대통령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지난 2월 ITC 결정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세 차례나 요청했다. 켐프 주지사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조치가 없다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의 26억달러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 장기 전망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제기했던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개시될전망이다.

해당 재판은 ITC 결론이 매듭지어질 때까지 개시가 보류된 상황이었다. 손배 소송이 마무리 될때까지 업계는 5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단, 이 기간에도 양사는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에서도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압박 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시나리오2. 바이든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숨죽인 LG·SK…'12일 낮 1시' 바이든 거부권 시한 임박

LG에너지솔루션은 내부적으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ITC 설립 100여년 역사상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2013년 ITC가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이유로 애플 구형 아이폰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은 있다.

최근 미 유력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을 다루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지식재산권(IP) 중시 기류를 무시치 못할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까지 양사가 고용한 로비단체는 미국 현지에서 거부권이 행사돼야 하는 이유와 행사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각각 미 상무부, 법무부, 국방부 등 최소 12개 기관을 만나 설득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차라리 연방법원에서 다투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소송 과정에서 문서를 삭제해 영업비밀 침해는 다퉈보지 못한 채 당사는 물론 미국 산업을 흔들 수 있는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내려진 ITC 최종 결정을 존중해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해 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불행사한다면 별도의 공표 절차 없이 행사 시한을 조용히 넘길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거부권 행사시, 불행사시에 모두 대응해 곧바로 입장 자료를 낼 것으로 보인다.

거부권 불행사시 SK이노베이션은 사실상 미국 공장 중단 위기에 놓이는 점을 감안해 기존에 투자한 설비들을 유럽으로 이전할 카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하는 합의금보다 이전 비용이 덜 들 것이란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ITC 결정에 대해 연방항소법원에 취소소송도 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소송은 ITC의 판단 자체만 검토하기 때문에 최장 1년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최소소송이 마무리 되면 연방법원의 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개시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는다면 향후 합의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협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미 양사가 바라는 합의금 격차가 '조 단위'라고 시장에서 알려진 상황에서 이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개화기에 발맞춰 오랜 시간 현지 시장에 공들여온 SK이노베이션의 향후 사업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 단,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게도 이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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