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입니다"... 점점 정교해지는 '문자피싱'

최근 은행을 사칭한 '문자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사진=A씨가 받은 문자 캡쳐

#직장인 A(39)씨는 아침 출근길에 KB국민은행으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았다. 정부 협약으로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지원 대상자로 확인돼 은행에서 중도상환해약금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A씨는 최근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대출이 부담이 됐던 터라 상담이라도 받아볼까해서 전화를 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검색했다. '문자피싱'이었다.


최근 들어 '문자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문자피싱'은 휴대 전화로 수신자를 속이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어 개인 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거나 이를 이용해 금전적 피해를 주는 사기 수법이다.

특히 은행을 사칭해 대출을 미끼로 하는 내용이 많은데 문자 내용이 정교하고 상세해 속기가 쉽다. 관련 문자를 받으면 직접 전화를 하기 보다는 해당 은행을 방문하는 게 낫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이하 RCS)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을 사칭한 문자피싱 등이 급증한데 따른다.


KB국민은행에서 문자를 보내면 문자 앞에 은행 로고가 떠 피싱 문자와의 구별이 용이하도록 했다. 다만 IOS 체제인 아이폰은 개인 정보 등의 이유로 서비스 지원이 안 되는 한계가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저리 대출 전환이나 신규 대출 등을 절대 문자로 안내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내용이 상세하더라도 문자를 받으면 일단 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맘카페에도 관련 내용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경험자는 "아침에 국민은행에서 문자가 왔다. 대출 한도가 많고 이율도 괜찮아서 혹 했다"며 "혹시나 해서 은행 지점에 가서 물었더니 피싱이었다"고 했다. 그는 "내용이 너무 정교해서 깜빡 속을 뻔했다"며 "다들 조심하라"며 받은 문자를 카페에 공유했다.

직전에 은행 직원이었다고 소개한 한 맘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간절한 사람에게는 이런 문자가 독이 된다. 링크도 호기심에 절대 누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은행 직원의 부서와 이름을 도용해 피싱하는 경우도 있다"며 "은행에서 이름과 부서를 확인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은행에서는 이같은 도용 신고를 받으면 해당 번호를 신고하는데 금융감독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거쳐 처리되기까지 통상 2~3주가 소요 된다. 그 기간 동안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피싱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직접 휴대폰으로 '스팸번호로 신고'를 누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보고돼 좀더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했다.

KB국민은행이나 KB국민카드에서 보내는 문자는 앞에 로고가 있어 문자피싱과 구별이 된다. 단 아이폰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