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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후보자 수사한다는 공수처[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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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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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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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대통령 선거를 반년 앞둔 시점에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에 휩싸였다. 대형 주가조작 세력이었던 BBK 경영진과 이 후보의 접점이 많아 이 후보가 해당 세력의 동업자, 또는 전주였다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경선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는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다음달 BBK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의혹이 눈덩이처럼 제기된 상태에서 BBK 주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김경준씨가 11월 귀국했다.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대선이 요동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검찰은 대선을 2주 앞둔 시점인 그해 12월 5일, 이 후보와 BBK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명박 후보는 48.7%의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대통령 선거 결과가 워낙 일방적이었기 때문에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가 선거 판도 자체를 바꿨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에게는 분명하게 '정치검찰'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들이 어떤 내용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에게 무혐의 처분을 했는지보다는, 특정 시점에 수사에 착수해 마치 면죄부를 주는 듯한 수사결과 발표를 선거 직전에 내놨기 때문이다. 검찰 조직 역시 오명을 함께 뒤집어 썼다.

이사건 이후 검찰은 선거 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으로 괜한 의심을 사기 쉽고 조직 전체가 다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에 대한 직접 수사는 BBK사건 이후 없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NLL 대화록' 사건을 놓고 검찰 수사가 있었지만, 후보자가 피의자로 거론된 사건은 아니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4년만에 이 금기를 깼다. 공수처는 시민단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한 사건을 입건해 살피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선두를 다투는 유력 후보다.

공수처의 수사 착수 발표에 온갖 비판이 공수처로 쏟아졌다. 공수처가 1000건이 넘는 공수처 접수 사건 가운데 하필 4개월 전 시민단체가 고발한 윤 전 총장 사건을 고른 점, 수사 착수 시점이 윤 전 총장의 공개 일정과 맞물린 점 등 때문에 공수처에는 날선 비판이 가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진욱 공수처장은 기자들을 만나 "(수사가) 대선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와 정치권의 시선은 따갑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공수처가 대통령 직속 정치적 사찰수사기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했다.

김 처장은 검찰이 왜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들에 대한 수사를 최대한 자제해왔는지 먼저 살폈어야 했다. 검찰에는 이같은 전례가 BBK 사건 외에도 많고, 이런 문제 때문에 공수처가 생겼던 것 아닌가. 수사가 조금만 늦어지면 공수처는 대선 한가운데 설 수도 있다. 공수처도 과거 검찰과 같은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바라진 않을 것이다.
이태성 기자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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