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량 9개월째 늘었다…유가상승에 교역조건은 두달째 악화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수출물량이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접종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반도체 등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이 증가한만큼 이를 생산하기 위한 관련 품목 수입도 늘면서 수입물량지수도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 여파가 이어지며 교역 조건은 두달째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1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물량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각각 22.9%, 9.8% 오르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수출은 운송장비(112.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4.4%) 등이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달 감소했던 석탄및석유제품(20.3%)도 증가 전환했다. 이에 2018년 10월(23.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이(-2.4%) 감소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6.5%)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달 수출물량지수 중 운송장비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주요 국가 등에서 백신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역내 이동 재개된 국가를 중심으로 석탄, 석유 등의 제품 수요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액으로 봐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9.1%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39.2% 상승했다. 6개월 연속 상승이다.수출금액지수는 2010년 1월(55.1%)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고치, 수입금액지수는 2010년 5월(51.2%)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교역 조건은 4월에 이어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26.7%)이 수출가격(21.3%)보다 더 크게 올라 전년동월대비 4.3% 하락했다. 다만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했지만, 수출물량지수(22.9%)가 상승하며 전년동월대비 17.6% 올랐다. 1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