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하이힐' 논란 우크라이나 "끈 달리고 낮은 힐로 교체"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지난 3일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여군 행진 모습 /사진=AFP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군 퍼레이드 행사에 참여하는 여군들에게 하이힐을 신겨 성차별 논란이 일자, 끈이 있는 모양의 더 편안한 신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여군에 더 편한 구두를 신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굽이 있는 구두 모양은 유지하기로 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리이 타란 국방부 장관은 "굽이 높은 신발을 완전히 폐기하는 대신 걸을 때 발을 더 잘 잡아줄수 있는 끈과 더 낮고 편안한 모양의 굽을 가진 신발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들이 새로운 신발을 좋아한다면 아예 모든 여군들 기본 신발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오는 8월 24일 우크라이나의 독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군퍼레이드 행사 준비 과정에서 여군들이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는 사진을 지난 3일 공개했다. 곧장 언론과 야당이 앞다퉈 여군에게 구두를 신기는 것은 성차별로, 여군들의 발목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국방부는 하이힐이 규정된 복장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과 언론은 정복을 입을 때 신는 신발을 현장에서 신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인나 스브손 고로스당 의원은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여군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굉장히 멍청하고 해로운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부의장인 엘레나 콘드라티우크는 타란 장관에게 "여군에게 남군과 같은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가 스테파니시나 우크라이나 유럽대서양통합부총리도 "하이힐은 군인들의 전투능력과 양립할 수 없다"며 "이런 신발을 신고 퍼레이드를 하게 하는 것은 군인들의 건강을 의도적으로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테파니시나 부총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대에는 약 5만7000여명의 여군이 복무하고 있다.

타란 장관은 "야당 등 일부 정치 세력이 문제를 부풀렸다"고 반박하면서도 여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 후 더 편한 신발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