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싸움의 끝, 어딜까…이재명 "검증완료" 김부선 "포기 안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7.15/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검증이 끝난 일"이라고 일축하면 배우 김부선씨는 이를 반박한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이후 연일 반복되는 패턴이다. 결정적 증거없이 끝난 줄 알았던 스캔들 논란을 재점화한 건 피해를 호소하는 김씨 본인이다. 여전히 '사진'과 같은 증거는 없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李 "사과했으면서"-金 "가짜 사과였다"이 지사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씨와의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 "그분이 여러차례 계속 사과했다. 두 번이나 사과했다"며 "공개적으로 '사실이 아니고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 본인이 사과까지 한 일을 다시 재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 '가짜 사과'였다고 반박했다. 한 번은 팬카페 운영자가 사정해서, 또 한 번은 주진우 기자가 시키는 대로 사과문을 쓴 적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작년에도 김씨는 두 차례 사과문이 팬카페 운영자와 주진우 기자가 대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李 "노무현 49재 비 안 와"-金 "통화는 그 전날"김씨는 지난 11일 이 지사와의 일화를 또 하나 거론했다. 2009년 7월1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에 가려고 했던 자신을 이 지사가 "같이 놀자"며 붙잡았다는 것. 김씨는 "(이 지사가) '거기 비 오는데 왜 가냐. 옥수동 내 집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14일 CBS라디오에서 "그날은 대한민국에 비가 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 49재 당시 비가 오지 않았으므로 김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김씨는 페이스북에 자신과 이 지사가 통화한 날은 노 전 대통령 49재 당일인 2009년 7월10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7월9일이었다고 주장했다. 2018년에도 이 내용을 페이스북에 썼는데 당시 "이재명이 김부선에게 전화한 날은 노 대통령의 49재 전날인 7월9일"이라고 명시했다는 것. 2009년 7월9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배우 김부선과 변호인 강용석.2018.9.18/뉴스1

李 "조카 일, 형님 부부에 들은 듯"…金 "2007년 직접 들어"김씨는 최근 이 지사와의 특별한 관계를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로 '살인죄를 저질러서 무기징역을 사는 조카' 문제를 거론한다. 이 지사가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가족사를 연인인 자신에게 다 털어놔 알고 있었다는 게 김씨의 입장이다.


이 지사는 14일 CBS라디오에서 "저희 형님 부부가 그분(김부선)을 여러차례 접촉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과정에서 알게 됐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지사는 "그렇다. 그분이 말한 내용이 제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팩트와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형과는 만난 적이 없고 △형수와는 2018년 7월 딱 한 번 봤지만 '조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반박했다. 2007년 이 지사에게 조카 문제를 직접 들었다며 "출세에 지장이 있을까봐, 조카가 교도소 생활을 적응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한 이유로 면회도 가지 않는다는 이제명의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2018년 무혐의와 신체검사로 증명한 李김씨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근거가 없는 루머'라는 이 지사 주장에 힘이 더 실린다. 2018년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에서 나온 '팩트'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 명예훼손 혐의 수사는 김씨가 처벌 의사를 철회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스캔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어 불기소 처분됐다.

특히 이 지사는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에 '점'이 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아주대병원에서 언론계·의료계 관계자 입회 하에 신체검사를 받았고, '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 지사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치욕적인 일을 겪으면서 나름 검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방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14/뉴스1

김씨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4일 "사법기관 허가아래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언론사 입회 아래 검사 다시받자"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이 지사를 상대로 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진행 중이다. 다만 이 지사와 함께 찍힌 사진 등 증거는 여전히 없어 보인다. 김씨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사진만이 증거는 아니다. 정황증거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金 "포기 안 해" 공세…李 '바지 발언' 논란 등 리스크 김씨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기존 강용석 변호사에 '이재명 저격수'로 불려온 장영하 변호사까지 가세했다. 김씨는 14일 페이스북에 "포기하지 않겠다"고, 15일에는 "대통령 후보라면 범죄 전과를 넘어서 국민들이 인성을 알아야 한다"고 글을 썼다.

이 지사는 김씨가 계속 부담이다. 이미 '김부선 리스크'는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경쟁 후보들의 질문에 이 지사는 "바지를 또 벗을까요"라고 반응해 구설에 올랐다. 자신도 "왜 이리 세게 얘기했나 싶었다"고 할 정도의 실언이 '김부선 리스크'로 인해 나온 셈이다.

이 지사는 일단 근거없는 루머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직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정황 외에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여전히 여론이 이 지사 쪽을 보다 신뢰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김씨에 대한 고소는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는다. 14일 CBS 라디오에서 이 지사는 "고소를 하면 (일이)계속 커질 것이다. 경찰서 왔다갔다 하고 불려다니면 그게 더 커지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배우 김부선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