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고위인사 "아프간은 민주주의 당연히 안 한다"

탈레반 선임 사령관인 와히둘라 하시미(가운데)가 로이터통신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탈레반 한 고위급 인사가 아프가니스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샤리아법(이슬람 종교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 탈레반 선임 사령관은 로이터와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민주주의와 관련한 아무런 근거도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아프간에 어떤 정치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그것은(통치 방법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샤리아법이고 그게 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주 후반부에 열릴 예정인 아프간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탈레반 지도부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시미가 요약한 탈레반의 권력 구조는 1996년~2001년 사이 5년간 탈레반이 집권했을 때의 아프가니스탄 운영 구조와 비슷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5년간 탈레반 최고 지도자이자 '얼굴없는 지도자'로 불렸던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은둔했고, 통상적인 국가 운영은 지도부회의가 맡았다.

그는 또 "아프간군 전투기 조종사와 군인들에게 합류를 요청할 것이며, 인근 국가들은 군인들이 타고 간 군용기를 반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시미는 탈레반의 앞선 약속과 달리 여성의 인권에도 제한을 가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그런 것은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부르카'는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옷이고, '아바야'는 얼굴을 제외하고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옷이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샤리아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춤·음악·TV 등 오락을 금지시켰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벌도 허용했다. 여성은 외출 시 부르카를 착용하게 했고, 취업·교육 등 사회활동을 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