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장마+태풍 온다는데, 손보사 車손해율 '긴장'

일본과 중국 남부를 강타한 '늦은 장마'와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의 한반도 북상 소식에 손해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개선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월 휴가철과 맞물리며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였는데 차량 침수피해까지 덮칠 경우 손해율 악화가 가속화 될 수 있어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침수피해 접수차량은 544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34건과 비교해 8.2% 수준에 그쳤다.


2020년은 최장기간인 54일(중부지방 기준) 동안 장마가 이어졌고, 강수량도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687㎜(밀리미터)를 기록할 정도로 역대급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했지만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급감한 침수차량 피해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와 맞물려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전체 손보사의 1월~7월 누적 손해율은 84.1%이고 자동차보험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의 같은 기간 누적 손해율은 각각 79.1%, 79.6%, 78.4%, 79.2%로 모두 80% 아래다.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3% 수준으로 여겨진다. 4년 만에 주요 손보사들은 내심 자동차보험 부문의 흑자도 기대할 정도다.


그러나 지난 주부터 시작된 늦은 장마 전선 형성과 위력을 유지한 채로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차량 침수피해가 급증하고 업계는 손해율 상승을 우려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지난해의 경우 올해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경각심이 커 주말에 고속도로가 텅 빌 정도로 차량 이용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8.3%였다. 올해보다 4%포인트 이상 높았다. 주요 보험사별 손해율은 같은 기간 삼성화재 84.5%, 현대해상 84.3%, DB손보 83.5%, KB손보 83.4% 수준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차량 이용 준 것은 공통적이지만 침수피해차량 사례의 많고 적음이 이 같은 차이로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6월 84.0%였던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월에 본격적인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1%포인트 가량 올라가 손보업계의 긴장도는 더 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강수량이 적어 자동차 침수피해로 인한 손해율 악화가 덜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늦은 장마와 태풍 '콜라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다"며 "특히 남부지방 피해가 클 수 있어 고객 침수 피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