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년 뒤부턴 '나쁜 기업'에 아예 투자 안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2~3년 내 전체 외화자산에 대해 ESG 관련 논란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시행키로 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른바 '나쁜 기업'에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아예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은이 28일 발표한 '한국은행 외화자산의 ESG 운용에 대한 기본방향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한은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ESG 관련 분야에 71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주식에 12억2000만달러, 채권에 59억달러가 투자돼 있다.


ESG 투자란 투자의사 결정과정에서 재무적 요소와 더불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는 투자를 말한다. 세계적으로도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 외화자산의 안전성과 유동성 등 조건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공적 책임투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절반 정도가 ESG 투자를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SG 투자전략으로는 ESG 평가가 높은 기업 또는 관련 펀드·채권 등을 매입하거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자발적 중앙은행 논의체인 NGFS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ESG 펀드·채권 매입(Best-in-Class) △ESG 통합 △임팩트 투자 △의결권행사 및 경영관여로 분류하고 있다.

한은은 초기 단계로 ESG 운용전략중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시행 중이다. 이 전략은 ESG 관련 논란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방법이다. 한은은 대표적인 ESG 지수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등 외부의 검증된 방법을 활용한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을 통해 투자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 MSCI는 지난 6월 기준 1481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통기업중 무기판매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인 기업 등은 허용하는 기준을 설정했다.


한은은 이같이 외부 평가 기준을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3년 내 외화자산 운용 전반에 ESG 요소를 전면 적용하는 'ESG 통합전략'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은 자산배분 및 종목선정과 포트폴리오 구축, 리스크관리 등 전체 투자 프로세스에 ESG 분석을 통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넓게는 ESG 요인이 기업의 위험-수익에 미치는 분석을 토대로 하는 모든 투자전략을 뜻하는데 이를 통해 위험-수익 프로파일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등 신흥시장국 자산 내에서 관련 평가가 뛰어난 기업을 선별하는 등의 방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중앙은행으로서의 공적 책임성 요구에 부응하고 외화자산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ESG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ESG 관련 투자 증가로 관련 자산의 유동성과 수익성이 더욱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