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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정해졌다"...삼성 앞으로 10년, 승부수는 '파바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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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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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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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이건희 별세 1주기, 삼성의 미래②

[편집자주] 오는 25일 삼성은 이건희 회장 별세 1주기를 맞는다. 지난 1년 삼성은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유례 없는 변화를 준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역사적 변곡점을 맞았다고 분석한다. 새로운 삼성의 과제와 전략을 짚어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년 만에 복귀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했던 말이다. 이후 삼성은 발빠르게 갤럭시 스마트폰을 출시해 '아이폰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 초격차를 실현했다.

전문가들은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은 삼성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COVID-19)라는 전례없는 유행병에 국가간 기술패권 경쟁이 더해져 글로벌 경제의 혼란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신규 공장 설립이나 전략적 M&A(인수합병) 등 결단을 내려야 하는 과제는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년 안에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 경고한다.

다행인 건 방향은 정해졌다는 점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11일만인 지난 8월24일 대규모 투자 계획과 미래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 관계자는 "2018년 세웠던 18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지난해 마무리된 이후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이 이어졌다"며 "새로운 로드맵 발표로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침체됐던 분위기는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이 던진 새로운 승부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바이오, 로봇 등 IT 신기술과 차세대 통신이다. 삼성이 향후 3년 동안 240조원을 투자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한 전략사업이다.

파운드리사업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 강화를 꾀하는 핵심축이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축적된 미국·유럽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를 추격하기보다 메모리 공정에서 쌓은 기술력을 발판으로 파운드리 시장부터 접수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3%이다. 대만 TSMC(52.9%)에 이어 시장 2위다.

삼성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강자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선 선단공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이달 초 파운드리 포럼에서 발표한대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시스템반도체 양산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는 데 성공할 경우 사실상 처음으로 TSMC를 한발 앞서게 된다. TSMC는 3㎚ 양산 시점을 이르면 내년 7월로 계획 중이다.

시장에서는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파운드리 신규 공장 설립 역시 빠른 시일 안에 결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반년 가까이 부지 선정을 두고 장고를 이어왔지만 이 부회장은 다음달 미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결단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2018년에 이어 올 8월 발표에서도 등장한 바이오 부문은 '제2의 반도체'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초 송도에 1조7400억원을 투자해 4공장을 짓겠다는 파격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 5·6공장을 잇따라 건설, 바이오 부문의 '초격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바이오 주권 시대'에 대응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로봇과 AI(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 분야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IT기업과 가장 격렬하게 맞붙을 시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과거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에서 로봇 연구를 진행하다 올 2월 소비자가전(CE) 부문에 로봇사업화 전담팀(TF)을 신설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의 전략적 M&A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미래 신기술 분야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8월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3년 안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5G(5세대 이동통신)·전장사업과 함께 AI 분야를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4조37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통신 시장에서 5G 리더십을 바탕으로 6G에서도 선행 기술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8월 투자계획을 밝히며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를 진행하고 차세대 네트워크 강자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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