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천장 '299일'만에 뚫었다…역대 최단 기록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한국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 모두 15개국 정상이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에 최종 서명했다.이로써 RCEP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관세가 철폐되는 등 자유무역이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은 16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2020.11.16/뉴스1

한국이 26일 역대 최단 기간 만에 연간 무역액 1조달러(약 1165조원)를 달성했다. 기존 최단기 기록을 21일 앞당긴 것으로 10월 중 무역액 1조달러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조달러는 자동차 5000만대에 달하는 금액이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나며, 2년만에 무역 1조달러를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이날 기준 한국 무역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8년 달성한 최단기간(11월16일)을 21일 앞당긴 기록으로 299일만에 1조달러 벽을 넘어섰다. 글로벌 무역규모 순위도 2012년 이후 9년만에 8위를 차지하며, 한 단계 상승했다. 이날 기준 수출액은 5120억달러, 수입액은 4880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은 지난 2011~2014년, 2017~2019년 등 총 7차례 1조달러를 달성했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로 9801억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 사상 최단기간내 무역규모 1조를 달성하며 무역통계 집계(1956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무역규모는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수출액은 지난 20일 기준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5년 연속 5000억달러 행진을 이어나갔다. 정부는 K방역으로 대표되는 우수한 방역체계와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이 수출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는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매출 세계 1위를 탈환했고, 조선도 4년만에 수출액 1위(1~5월 기준)와 수주금액 1위, 수주량 2위를 달성했다. 스마트폰은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아이폰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친환경 자동차, 고부가가치 선박, 이차전지, OLED(발광 다이오드),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도 수출 유망품목으로 성장했다.

K팝과 K콘텐츠 등 한류가 확산되며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가전 등 소비재 수출도 늘었다.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9월 누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 늘어난 73억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은 26.3% 증가한 68억달러, 가전은 27.5% 확대된 63억달러를 나타냈다.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은 역대 최대치, 가전을 11년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저변또한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 1~9월 누계액은 853억달러로 전년대비 18.5% 늘었다. 역대 1위다. 아세안과 인도 등 신남방 지역과 중미지역 등에 대한 수출이 늘며 지역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사상 최단기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수출입 물류 애로, 변이 바이러스 지속, 공급망 차질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들이 함께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며 "연간 수출액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기 위해 현장애로 해소,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 미래 무역기반 확충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7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고 수출현장애로 해소와 미래 무역기반 확충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무역 1조달러 달성 원동력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