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아기 낳으면 200만원"…정부 집중투자 나선 배경 있었네

총인구 감소를 의미하는 인구의 '데드크로스'(Dead Cross) 시점이 당초 전망보다 8년 앞당겨졌다.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 기조에 코로나19(COVID-19)로 외국인들의 유입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을 꺼리는 분위기의 영향으로 출산율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악화했다.

정부는 향후 3~4년 동안 출산율이 반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1990년대 초반생인 2차 에코세대의 결혼시점과 맞물려 이 시기가 출산율 제고의 '골든타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첫만남꾸러미, 영아수당 등 새로운 제도를 선보이는 이유다.


예상경로를 벗어난 저출산 현상
통계청이 지난 9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중위추계를 기준으로 올해 26만1000명 수준인 출생아수는 2022년 24만6000명, 2023년 23만3000명, 2024년 23만4000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출생아수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은 2025년(24만8000명)이다.

합계출산율은 0.82명(2021년)에서 0.70명(2024년)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2년 전 내놓은 장래인구추계에선 저출산 현상의 정점을 2021년으로 보고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을 각각 29만명, 0.86명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는데, 저출산 속도가 빨라지자 2019년에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장래인구추계는 고위(낙관), 중위(중립), 저위(비관)로 나뉜다. 당시 저위추계로도 2022년에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이 각각 24만34000명, 0.72명까지 떨어지고 이후 반등할 것으로 판단했다.


통계청이 이번에 발표한 출산율 전망은 2년 전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년 전 전망은 청년세대가 부모세대만큼 결혼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인데 가치관의 변화로 유효하지 않은 전제가 됐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혼인건수는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결혼을 주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친 결과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29년에서 2021년으로 8년 앞당겨졌다.
1991~1995년생에게 주목한 장래인구추계
통계청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골든타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전망에선 2025년부터 출생아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30년에는 30만명대를 넘어설 것으로 나온다. 이 시기에 부모세대로 편입될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1981년 86만7409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출생아수는 1980년대 중후반 60만명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1991년부터 1995년까지 꾸준히 70만명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들 2차 에코세대가 코로나19로 지연된 결혼에 나서고 출산을 하면 출산율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영아기 집중투자'에 나선다. 내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첫만남이용권은 신생아에게 월 200만원의 바우처를 제공하는 제도다. 내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를 대상으로 국민행복카드에 일시금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영아수당 역시 새롭게 선보인다. 만 2세 미만의 아동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할 경우 월 30만원의 영아수당을 지급한다. 영아수당은 2025년까지 월 50만원으로 늘어난다. 해당 연령대의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에는 바우처로 지급한다. 현재 만 7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내년부터 만 8세 미만으로 확대한다.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인구문제는 정치, 문화, 경제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인구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