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더 위험한 고혈압...관리 방법은

유호준 대림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사진=대림성모병원

날씨가 추워지면 고혈압 환자들은 각별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혈압이 대표적인 노인 질환인 만큼 사회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2016년 589만 명에서 2020년 1200만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65세 이상 고연령대의 고혈압 유병률은 50%를 넘어섰다. 인구의 고령화로 10~20년 후에는 노인 고혈압 환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2월부터 고혈압 환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해 심장질환이나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갑작스럽게 혈압이 상승해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사례의 75%는 고혈압이 원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커진다.

혈압은 체내에 순환하는 혈액이 동맥혈관벽에 가하는 압력이다. 고혈압의 기준은 혈압을 재는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할 때 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 가정용 혈압기로 잴 때는 수축기 135mmhg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본다. 24시간 활동혈압기로 측정 시에는 주간은 수축기 135mmHg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 야간은 수축기 120mmHg 또는 이완기 7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혈압은 흡연, 운동, 자세, 계절, 심리 상태 등에 영향을 받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뀔 수 있다. 측정 30분 전에는 흡연, 커피, 운동, 식사를 금하고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바른 자세로 측정한다. 고혈압 환자는 같은 시간에 측정하여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다.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 한다. 원인 질환이 밝혀졌고 그로 인해 고혈압이 나타났다면 이차성 고혈압이다. 고혈압 환자의 약 95%가 본태성 고혈압이며 평생 조절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고혈압의 근본적인 이유는 규명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가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든지 당뇨, 만성콩팥질환 이 동반된 경우와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전신의 혈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치하면 여러 합병증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심부전, 신부전, 말초혈관질환 등이다. 생명과 밀접하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만드는 위험한 질환들이다.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려면 약물치료를 잘 따라야 한다. 저염식을 하는 것이 좋다. 하루 소금양 6g(티스푼 하나 정도, 나트륨은 2.4g) 이하로 줄이고 운동은 일주일에 4-5번 정도 하루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 강도는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60-80% 정도 되는 것이 좋다. 체중조절이 중요한데 한 번에 빼는 것보다는 천천히 조금씩 체중 감량하는 게 도움이 된다. 금주, 금연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 취미가 필요하다.

강추위에 고혈압 환자들이 안전하게 지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야외 활동 시 여러 겹 착용으로 보온 유지 △추운 새벽 과격한 운동 피하기 △규칙적으로 혈압약 복용 △몸이 이상이 있을 경우 전문의 진료 등을 지켜야 한다. 겨울철에도 꾸준한 고혈압 관리를 통해 합병증 없이 건강한 한 해를 마무리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