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현대엔지니어링, WCP... 역대급 IPO에 신바람난 KB증권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더블유씨피(WCP), CJ올리브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KB증권이 올해 예약해 놓은 대어급 IPO(기업공개) 딜리스트다.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조단위 기업의 증시 상장이 줄줄이 이어진다.


현대엔지니어링 몸값은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6조500억원이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0조원, 원스토어는 2조원 규모로 예측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업체인 더블유씨피도 시가총액 4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대어급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올해 사상 처음 KB증권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을 제치고 IPO주관사 1위를 거머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뚜껑을 열어보니 더 대단했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2000대1을 넘어섰고 경 단위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 18일 시작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상장 후 30% 이상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온 가족이 계좌를 터서 공모주 청약을 하는 사례도 많았다.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23,050원 ▼450 -1.91%) 상장 때도 KB증권 신규 계좌 개설수가 평소 대비 4~5배 폭증했는데 이번엔 그 기록도 갈아치웠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이 채 다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계좌 개설수는 지난해 전체 신규계좌 개설수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 같은 공모주 청약 열기로 KB국민은행 등 몇몇 은행에선 신분증 확인 서비스 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다. 은행들은 "공모주 청약·계좌개설 관련 거래량 증가로 신분증 진위확인이 원활하지 않다"고 안내하는 등 18~19일 공모주 청약 '대란'이 일어났다.

KB증권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27,000원 ▼100 -0.37%), 현대중공업 (130,800원 ▲2,700 +2.11%) 등 대어급 IPO를 시작으로 전통 강자인 DCM(부채자본시장)뿐 아니라 ECM(주식발행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중 최초로 IPO담당부서를 4개부서 체제로 확대하는 등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IPO 선두로 올라섰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또 3년간 호흡을 맞춰온 박정림·김성현 대표가 지난 연말 연임되면서 시너지가 더 커질 전망이다. 두 대표의 연임과 함께 KB증권은 WM(자산관리) 투자솔루션·IB(기업금융) 사업부문을 확대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도 마쳤다.

실적도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결산 중이긴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한 729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 후반대를 기록한다면 1조 클럽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에서 KB증권의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KB금융의 계열사별 순이익 비중이 2020년 3분기 누적 11.8%에서 지난해 3분기 14.4%까지 올랐다.

아울러 지주사인 KB금융 (81,600원 0.00%)의 주가도 금리 인상 바람에 연일 상승세다. 지난해 연초 4만5000원대였던 KB금융 주가는 이날 기준 6만19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주가는 36.9% 뛰었다. 1월 들어 6만2000원대를 넘나들며 이달 카카오뱅크에 빼앗겼던 금융대장주 자리도 6개월만에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