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기자수첩]위험한 터널공사, 무면허 외국인근로자 쓰는 게 당연?

머니투데이
  • 유엄식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2.01.25 05:2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이 사람들(외국인노동자) 없으면 공사 진행을 못해요"

국내 한 터널공사 현장에서 무면허 외국인근로자들이 투입돼 다이너마이트를 옮기고 폭파 전 직접 설치하는 내용이 보도된 이후 현장소장 출신 건설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원청사가 최저입찰제로 하청을 남발하고, 공기 단축을 독촉하니 어쩔 수 없이 저렴한 임금에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외국인근로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해당 기사 댓글엔 "요즘 한국 사람들은 이런 일 안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 내용을 기자에 제보한 근로자는 10년 경력의 점보드릴 기사다. 점보드릴은 지반을 부수는 폭약을 설치하기 위해 암반에 구멍을 뚫는 특수 기계다.

그런 그가 기자에게 "너무 위험하다"며 제보 메일을 보내왔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지하 터널 공사장은 온 국민에 충격을 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이상으로 무리하고 위험하게 공사를 밀어붙인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충격적인 건 폭약을 쥔 외국인노동자들의 사진이었다. 당시 그 옆에 화약 취급 면허를 받은 관리자가 동석했다면 해당 건설사 해명대로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주변에 화약 관리자가 없는 날이 많았다"는 제보자 말도 흘려넘길 수 없다.

관리 책임자가 제대로 작업 현장을 지켰는지, 평소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발생한 무수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관리자가 자리를 비우거나, 하청업체 근로자 혼자 일 할때 벌어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뒤늦게나마 서류 점검을 넘어 현장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한 점은 다행스럽다.

초유의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가 해당 건설사에 대한 책임 촉구를 넘어 업계 저변에 변화를 불러오길 기대한다. 이제 건설업도 값싸고 빨리 짓는 효율성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좀 더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려도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화가 필요하다.

적정한 임금을 받고, 안전이 보장된다면 건설 현장에 근로 수요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선 건설사 뿐 아니라 발주처, 시행사 등 공사와 관련된 모든 주체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계속 현장 일자리를 뺏기면 곧 외국인노동자에게 모든 걸 의존해야 한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들어볼 필요가 있다.
[기자수첩]위험한 터널공사, 무면허 외국인근로자 쓰는 게 당연?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바이든 '엄지척'…"공짜 점심은 없어" 삼성이 받은 숙제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