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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8540억 넣고 300억 받는 거래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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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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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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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금호생명보험을 상장해 숨통을 틔우려 했다. 하지만 한 번 잃은 금융시장의 신뢰는 돌이킬 수 없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생명 상장 가치로 1조원이 예상된다며 호기를 부렸지만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그해 말 195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자 파이어세일(급처분)이 논의됐다.

흥행은 아니었지만 참패도 아니었다. 국내 칸서스자산운용이 나섰고, SC제일은행도 녹십자생명 제휴에 실패하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선 조지소로스의 퀀텀펀드가 관심을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은 윤용로 행장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은 가격보다는 정치력으로 결론났다. 박삼구 회장과 직통 전화가 가능했던 전남 강진 출신 김영재 칸서스 회장이 매각자가 요구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수용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그런데 보험을 전혀 모르던 이 운용사는 빅딜을 한 건 하겠다고 나서 대어를 낚았지만 1년 넘게 돈을 구하지 못해 기한을 두번이나 연장했다. 고향 동생에게 맡겼던 딜이 해를 넘겨도 풀리지 않자 금호는 애가 탔다.

이런 가운데 반전이 가관이었다. 금호생명 매각을 주관하던 산업은행이 돌연 인수자로 나선 것이다. 배타적 협상권을 가진 칸서스가 돈을 모으지 못하자 지켜보던 산업은행 내부의 PEF 부문은 본인들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며 딜에 끼어들어 공동인수자가 됐다. 칸서스와 산업은행의 동거는 이런 배드 코미디다.

보험업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결합은 재앙을 낳았다. 산은PEF는 내부에서 부행장으로 퇴직을 앞두고 있던 최익종씨를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꾼 인수기업에 사장으로 보냈다. 최사장은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 후로도 사장은 3번이나 각각의 이유로 바뀌었다. 하지만 어떤 사장도 지급여력(RBC) 추락을 막진 못했다. 산업은행이 이후 2차례 증자를 더해 KDB생명에 투입한 국민혈세는 총 854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2020년 말 JC파트너스라는 운용사에 KDB생명 약 93%를 2000억원에 팔기로 하고 손을 뗴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서 1000억원은 산업은행이 다시 대주기로 했다. 이해상충 가능성이 큰 것도 문제인데, 인수자는 나머지 자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을 승인하는 금융위원회는 JC가 제출한 자금계획과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안건 심의대상에도 올리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500억원) 외에 내놓은 자금출처가 제도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에 하나 JC가 KDB생명을 인수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산업은행은 고작 300억원 안팎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코리안리가 2010년 인수 당시 2100억원과 500억원을 댔는데 이들에게 우선변제권이 있어서다. 혈세 8200억원 이상을 날리고도 1000억원을 더 집어넣겠다는 산업은행은 대체 무슨 복안이 있는 걸까. 재매각이 아니라 재투자에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혈세 8540억 넣고 300억 받는 거래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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