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의 정석] 법무법인 태림, "퇴사자·전직장 간 전직금지분쟁, 해결방법은?"

예전에는 한 회사에 오래 다니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나 근래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한다. 이때 나를 위한 이직이 이전직장의 중요 정보들을 유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큰일날 일이다. 경쟁사로 이직한 퇴사자들에 대해 전직금지를 구하는 소송 사건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법무법인 태림 김선하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태림

-퇴사자가 경쟁사로 이직만 하면, 전직금지청구 소송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쟁사로 이직했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직금지 소송 시 가장 많이 들고 나오는 권원이 경쟁사로 이직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전직금지약정'이다. 그러나 이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약정이기 때문에, 통상의 약정과 달리 그 효력이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된다. 판례는 전직금지기간과 범위가 적정한지에 대해 고려함은 물론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근로자가 전직금지가 필요한 지위 및 업무에 종사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전직금지 소송을 하려는 회사는 판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해 전직금지약정이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전직을 금지한다는 즉, 승소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직금지약정이 없더라도 전직금지 소송이 가능하다. 전직금지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법률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영업비밀이 침해된 경우 침해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고, 판례는 필요한 조치의 내용으로 전직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 침해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 청구권에 근거해서도 전직금지 소송이 가능하다.

단, 이 청구권에 근거해서 소송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보호하려는 대상이 영업비밀에 해당해야만 한다. 여기서 영업비밀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중요 정보가 아니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이 정한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을 갖춘 경영상, 기술상의 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하기 전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부터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전직하면 퇴직위로금 등 회사로부터 받은 금전을 반환해야 하나.
과거에는 '경쟁사로의 이직을 금지한다'는 내용만 포함된 전직금지약정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 퇴직위로금 등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금전을 반환한다' 또는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 일정금액을 위약벌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약정하는 경향이다. 관련 약정의 효력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이직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하고 단지 간접적으로 이직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인정한다. 반환하거나 지급하기로 약속한 금전은 무조건 전액 반환하고 지급하는 것은 아니며 이직 시 회사로부터 받은 금전을 반환하거나 일정금액을 위약벌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의 효력은 인정하는 대신 전직을 금지하는 해당 약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반환하거나 지급해야 하는 금전의 액수가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금액의 범위를 제한한다.


부당히 과다한 경우는 전직금지약정의 위반 정도에 비추어 금액이 과다한 경우, 경쟁사의 이직으로 인하여 이전직장에 미치는 피해의 규모, 퇴사한 시점과 이직한 시점 사이의 간격, 같은 직종의 회사가 아닌 다른 직종의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 전직금지의 대가로 지급받은 금전의 규모, 퇴사자의 생계 위협 여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는 감액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이지 않는 경우는 그대로 인정되므로, 부당히 과다한 경우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주장,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최근 반환·지급해야 하는 금전 액수를 제한하는 데에서 나아가 '경쟁사 이직 시 회사로부터 받은 금전을 반환하거나 일정금액을 회사에 지급한다'는 약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한 판례가 등장했다. 금전 반환 또는 금전 지급의 조건이 되는 '경쟁사로 이직한 때'를 직업 선택의 자유를 덜 침해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판례는 퇴사자 작성한 각서에 '명예퇴직 후 3년 내 동종 경쟁업체에 취직한 경우'라고 기재되었던 사건에서, 해당 기재 해당 여부가 '경쟁업체에 재취업했으며 재취업 직장이 원고와 동종 경쟁관계에 있어 원고에서 알게 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제한 해석했다. 퇴사자가 전직장에서 알게 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해 전직장에 손해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고 보아 전직장의 반환청구를 기각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4924 판결).

전직금지 소송은 회사에게는 영업비밀 등 회사 주요한 영업자산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데에서, 퇴사자에게는 생계에 위협을 받거나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데에서 각 당사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직금지 분쟁은 그 해결에 있어 판례에 의해 형성된 법리 적용이 중요하고, 법리에 맞는 사실관계와 증거발굴이 중요한 만큼 전직금지 분쟁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를 선택하여 분쟁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법무법인 태림 김선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