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렌탈빚 떠안은 대명소노시즌, 뼈아픈 알짜리조트 매각

소노벨 천안(옛 천안 테딘리조트)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국내 리조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알짜 실적을 기록하던 리조트 사업을 계열사에 매각한 대명소노시즌 (509원 ▲3 +0.59%)의 결정이 실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명소노시즌은 리조트 매각대금으로 렌탈사업에 뛰어들었다 역대급 적자를 기록 중이다.

28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7년 대명소노시즌은 제주 샤인빌리조트(소노캄제주)와 천안 테딘리조트(소노벨천안)를 인수하면서 MRO(기업소모성자재) 중심에서 리조트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특히 리조트 사업은 운영수익 뿐 아니라 분양수익은 대명소노시즌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두 리조트의 분양매출만 올해까지 매년 600억~700억원으로 예상됐다. 당시 서충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리조트 인수로 MRO사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분양수익에 운영수익이 더해지면서 대명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명소노시즌은 2019년 돌연 지주사인 대명호텔앤리조트(현 소노호텔앤리조트)에 각각 50%씩 보유했던 지분을 1011억원(천안)과 110억원(제주)에 매각한다. 이를 계기로 소노호텔앤리조트는 두 리조트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4월 공개된 대명소노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소노호텔앤리조트는 대명소노가 100% 지배하는 회사다. 대명소노 지분은 박춘희 회장 등이 78.09%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대명소노시즌의 대명소노 지분은 34.3%다. 박춘희 회장과 장남 서준혁 부회장의 지분은 각각 1.01%와 2.67%에 불과하다. 두 리조트 매각으로 사실상 알짜 사업을 오너 지배력이 공고한 모회사에 몰아준 셈이다.


리조트 사업을 매각하면서 해외 투자도 물거품이 됐다. 일례로 베트남 다이 푹 그룹과 진행하던 워터파크 공사는 31억원의 대손충당금만 쌓은채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알짜 사업을 매각한 대금은 대명소노시즌의 렌탈사업 시드머니가 됐지만 오히려 실적악화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다. 2019년까지 흑자였던 대명소노시즌은 2020년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189억원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두 리조트 인수 이후 주당 3000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1000원대로 하락했다. 렌탈사업 투자에 따른 역대급 적자가 가시화된 지난달에는 장중 1000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대명소노그룹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서준혁 부회장에 의중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명소노그룹 측은 "경영상 결정을 현 상황으로 판단하긴 이르다"며 "렌탈시장 특성상 신사업이 안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만큼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