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아이오닉5 독주…폭스바겐 ID.4가 막아설 수 있을까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8일 서울 서초구 웨이브아트센터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최로 열린 고투제로(gotozero)전시에 폭스바겐 ID4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탄소저감의 필요성을 알리고, 일상생활 속 실천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열렸다. 다음달 13일까지 열리며 별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2021.5.28/뉴스1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가 현대차 아이오닉5의 독주를 막을 기대주로 떠오른다. 출고가가 정부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500만원 이하이면서도 주행가능거리가 4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연이어 가격을 인상하면서 보조금을 전액 받기가 힘들어졌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 국내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2020년 9월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이후 약 2년만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한국 출시는 꾸준히 연기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독주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2만2671대, 기아 EV6는 1만1023대가 판매됐다. 테슬라는 모델3·모델Y 등을 합쳐 1만7828대가 팔렸다.

지난해 초 중앙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100% 기준이 6000만원 이하로 설정되면서 테슬라 모델Y 스탠다드, 모델3 롱레인지가 한동안 5999만원에 판매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도 기준을 맞추면서 현대차vs테슬라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테슬라는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지속적으로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현재 가장 저렴한 차량인 모델3 스탠다드는 6159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가 올해부터는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을 5500만원 이하로 낮추면서 테슬라엔 악재가 됐다. 현 기준 정부 전기차 보조금 전액을 받는 테슬라 차량은 없다.

제원상 비슷한 점 많은 현대차 아이오닉5, 폭스바겐 ID.4…"출고 속도가 관건"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의 유일한 대항마로 폭스바겐 ID.4가 손꼽히는 이유다. 한국과 차값이 비슷한 미국 기준 ID.4 가격은 4만760달러(약 5060만원)부터 시작한다.

아이오닉5와 마찬가지로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작은 차체에 비해 내부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플랫폼 전기차만의 장점도 갖췄다.

아이오닉5는 차의 길이(전장)가 4635㎜인데 반해 축간거리(휠베이스)는 3000㎜에 달해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수준의 내부 공간을 갖췄다. ID.4는 전장 4580㎜, 휠베이스는 2770㎜다. 전장에서 휠베이스를 뺀 값은 아이오닉5가 1635㎜, ID.4가 1810㎜로 공간 활용도는 ID.4가 수치상으로는 더 높은 편이다.

1회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도 두 차량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는 국내 기준으로 429㎞다. ID.4는 유럽 WLTP 기준 522㎞다. 통상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이 유럽보다 더 엄격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인증 거리도 400㎞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판매량은 이미 입증됐다. 폭스바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ID.4의 유럽 판매량은 5만3605대였다.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ID.4 판매량은 41만1000대로 전기차 중에서는 테슬라 모델3, 우링 홍광 미니 EV, 테슬라 모델Y에 이어 네 번째로 가장 많이 팔렸다.

다만 주행 효율이나 승차감, 내부 디자인, 출고 속도 등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요소들이 아직 알려진 게 없어 국내 시장에 ID.4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차가 나오는 속도가 워낙 느린만큼, 여러 차를 동시에 계약을 걸어두고 먼저 나오는 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폭스바겐코리아의 국내 확보 물량, 옵션 구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