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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어온 탐사 정신으로 전세계 탄소 문제 해결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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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진상현 산업1부 부국장
  • 정리=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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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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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명성 SK어스온 대표이사 사장

명성 SK어스온 대표이사 사장/사진=김휘선 기자
명성 SK어스온 대표이사 사장/사진=김휘선 기자
"석유를 땅 속에서 캐내는 역량을 역으로 이용해 대표적인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땅 속으로 돌려 보내는 일, 이것이 지하 구조와 탄소에 대해 가장 잘 아는 SK어스온이 추구하는 '카본 솔루션 프로바이더'(Carbon Solution Provider)의 모습입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기술력만으로 전세계를 누비며 40년 동안 에너지원 확보와 경제 성장에 기여해 온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이 지난해 SK어스온(SK earthon)으로 재탄생했다. 새 사명은 지구를 뜻하는 '어스'와 계속을 뜻하는 '온'을 합성한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2050년까지 넷제로(Net zoro·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기업활동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기술이 필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지중에 탄소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이 주목 받는다. SK어스온은 '그린 트렌스포메이션'의 첫 출발점으로 CCS를 선정, 글로벌 탄소 문제 해결 기업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명성 SK어스온 대표이사 사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이 분할돼 SK어스온으로 새 출발했다. 신설법인 대표를 맡은 소감과 법인 분사 이후 달라진 점, 기대되는 이점에 대해 말씀해 달라.

▶SK이노베이션 산하 사업부 체제에서 장치산업 중심의 조직 문화나 의사결정 구조와는 다소 이질적인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분사 후 CCS 사업에 최적화된 의사결정체계와 경영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효율적인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그린 사업 포트폴리오 발굴과 성공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 구축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본다.

대표를 맡았을 당시엔 부담이 됐지만 경험이 많은 우수 인력이 사내에서 중추적인 위치에 포진해 있어서 큰 걱정은 안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사업은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사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SK어스온은 태생이 탄소를 다루는 사업이라 환경이 강조될수록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사업을 어떻게 슬기롭게 전환·성장시킬지에 대해 구성원들과 치열하게 난상토론을 벌였다.

-SK어스온이 CCS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국이 주요국 중 처음으로 '넷제로 2050'을 입법화한 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CCS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20년은 한국 정부도 '넷제로 2050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구온난화 위기, 탄소중립, ESG 경영 등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시기다.

SK어스온은 지난 40년 동안 축적한 석유개발기술과 경험, 역량을 활용해 CCS 사업을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의 첫 출발점으로 선정했다. 기존 사업인 '업스트림'(석유화학 분야에서 원유 탐사와 원유 생산을 하는 단계)과 CCS 기반의 '그린 사업' 등 두 축을 세운다면 SK어스온이 SK이노베이션이나 그룹, 또 전세계적으로도 탄소 문제 해결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2020년 CCS 사업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지난해 CCS 전담 조직 2개를 신설, 국내외 이산화탄소 저장소 발굴과 사업 모델 구체화를 위한 전략을 본격 추진했다.

지난해 7월 열린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에서 '언제까지 정유사업 매각 없이 탈탄소 전략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우리가 탄소 사업으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걸 매각한다면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위치만 옮겨놓을 뿐 누군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은 같다'고 답한 데 동의한다. SK어스온이 CCS 사업에 뛰어든 것은 탄소를 가장 잘 아는 기업 입장에서 직접 탄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SK어스온의 현재 CCS 기술은 어떤 수준인가. 상용화 시점은 언제로 예상하나.

▶CCS 밸류체인은 크게 포집·수송·저장 분야로 나뉜다. SK어스온은 저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저장소 발굴과 주입, 운영 전문기업이 목표다. CCS 사업은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저장소를 찾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탐사 기술 수준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지하구조 이미징 기술과 해당 지층의 연속 분포를 예측하는 기술, 최종적으로 주입 가능한 용량을 예측하고 구조적인 안정성을 분석하기 위한 지하구조 3D(3차원) 모델링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이런 기술은 SK어스온이 그동안 탐사광구 중심의 사업을 하면서 쌓아온 기술과 겹친다. 특히 SK어스온 산하 임원조직인 테크센터에서는 석·박사급 인력이 CCS 사업을 전담 중이다. 향후 조직·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어스온은 2030년 연간 200만톤 규모의 저장소를 확보한다는 중기 목표를 정했다. 세계 각국이 넷제로 달성을 서두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김휘선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SK어스온 외에 엑손모빌, 쉘 등 기존 석유기업도 CCS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 SK어스온은 경쟁사 대비 어떤 강점을 지녔나.

▶CCS 사업을 상업적 규모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전세계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주로 엑손, 쉘, 쉐브론, 에퀴노어 등 메이저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기술력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 포집원에 가깝거나 저장 용량이 큰 유망 저장소 후보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안정성이 이미 확인된 고갈 가스전 위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규모 저장용량은 대염수층에 존재하고 이에 대한 탐사는 이제 시작단계다.

CCS 사업은 포집·수송·저장의 밸류체인 완성이 핵심이다. SK 그룹의 다양한 관계사 가운데 포집과 수송에 특화된 회사가 많다. SK어스온은 저장에 특화된 기술과 역량을 갖췄다. 관계사에 특화된 기술과 역량이 통합되면 경쟁사보다 빨리 CCS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이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 정도인 2억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SK어스온이 탈탄소 전략에서 관계사들과 낼 수 있는 시너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CCS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려면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포집원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SK에너지는 안정적인 포집원이다. SK에너지는 발생 이산화탄소를 SK어스온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SK㈜와 SK E&S는 블루수소 사업을 추진 중인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처리를 위해 SK E&S와 공동으로 해외 저장소를 확보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CCS 밸류체인을 통합한 사업모델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SK어스온은 국내 서해와 동해에서도 CCS 관련 국책사업에 참여 중이다. 어느 정도 진행됐나.

▶지난해부터 다부처 CCUS 국책과제 연구가 진행 중이다. SK어스온은 국내 석유개발 민간업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연구기관과 서해 지역 저장소 발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연구 진행상황은 참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다양한 탐사작업을 포함해 내년에 대규모 지중저장 후보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동해 가스전을 활용한 CCS 실증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석유공사는 다부처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향후 CCS 분야 협력을 위해 지난해 9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CCS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는 호주나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사업기회를 발굴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회가 있나. 언제 가시화될 것으로 보나.

▶호주는 자원이나 법제도, 정부 의지, 사업화 면에서 CCS 선두국가다. 사업 추진 잠재력도 우수하다. 이를테면 저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염대수층이나 가스전이 많다. 호주 정부도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CCS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CCS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분에 탄소배출권을 세계 최초로 부여한 곳도 호주다. 이미 관련한 법제도가 구축돼 사업 추진 불확실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호주에서 CCS 프로젝트 관련 부지 선정 등 첫 공개 프로젝트 입찰이 올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어스온은 호주 CCS 탐사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호주 외에 말레이시아도 유망 광구에 다수의 가스전이 있어 CCS 사업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한 편이다. SK어스온은 말레이시아에서 CCS 사업 추진을 위한 논의를 구체화하는 단계다.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사업이다. 자금조달 방안은 어떻나.

▶크게 3가지다. 본격적인 EPC(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광구에서 원유생산을 통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SK어스온이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와 균형 성장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신규 탐사광구 확보도 중요하다.

업스트림 사업은 가치 창출과 CCS 사업 투자를 위한 재무·기술 측면에서 일정 기간 유지될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SK어스온이 그린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다. 업스트림 중심 사업 구조를 그린으로 전환하되 시점과 폭에 대해서는 원칙을 세워 시장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대응할 계획이다.

또 다른 자금조달 방안은 지분을 활용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어스온 지분을 100% 보유한 만큼 SK어스온의 뜻과 사업전략이 맞는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파트너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끝으로 그린펀드처럼 민간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는 무엇인가. 국내 CCS 발전을 위해 새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국내 CCS 사업은 매우 초기 단계다. 관련 법령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일례로 타인의 광구에서 광업권의 목적으로 지정된 광물을 채굴할 수 있는 조광권은 법제화돼 있지만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찾기 위해 탐사작업을 할 수 있는 법은 다른 이야기인 상황이다. 관련법이 제정돼야 국내 사업추진도 가능할 것이다.

또 지금 시점에서는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낮아 정부 지원 없이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탄소배출권 가격 수준, 사업 초기 단계의 인프라 미비, 단가 절감을 위한 추가 기술 개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기후대응기금 등을 활용한 지원 제도도 필요하다.

이밖에 해외로 이산화탄소를 이송하려면 국경 관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국제법상 폐기물로 분류돼 해외 수송이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힘쓰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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