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신 재활용·바이오로 매출 4배 목표" SK케미칼 대변신 선언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이 28일 주주총회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이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업에서 재활용·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의약품 사업으로 대전환한다.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매출을 현재 1조2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대폭 늘린다.

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파이낸셜스토리'를 28일 주주총회에서 공개했다. 기존 석유 화학 제품 중심의 화학 소재 사업을 '그린 소재'로, 합성의약품 중심 제약 사업을 '바이오'로 고도화하는게 골자다.


석유를 원료로 한 코폴리에스터 등 소재 사업은 버려진 플라스틱, 자연 유래 바이오로 원료를 전량 대체한다. 오픈이노베이션과 자체 R&D(연구개발)를 통해 급증하는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전 사장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은 기업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이자 성장을 위한 기회"라며 "그린소재·바이오는 수십년간 기술력을 축적한 SK케미칼이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영역이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필수적 과제"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소재 원료를 2025년 50%, 2030년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에 대비해 현재 울산공장 등 국내에 구축된 생산 인프라를 해외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능력을 2025년 30만톤, 2030년 45만톤으로 늘린다. 이렇게 되면 현재 2위인 코폴리에스터 분야 생산능력 순위는 1위가 된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원료가 될 페트(PET) 등 플라스틱 폐기물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도 파이낸셜스토리의 핵심이다. 지자체와 지역 수거 업체들이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하면, SK케미칼이 이를 다시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기존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완제품 형태로 다시 시장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망·판매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서 사회적 가치가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국내에서 버려지는 페트의 20%가량을 자원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 기반 원료를 자연 유래 성분으로 대체할 바이오 소재 분야로도 사업을 가속화한다. 이미 기술 개발을 완료한 바이오 소재 PO3G(100% 식물성 바이오 신소재. 스판덱스, 폴리우레탄 원료)와 생분해 플라스틱 고유연 PLA(옥수수전분수지) 등의 상용화와 사업 확대를 위한 생산 설비 구축 및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또 새로운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발굴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키로 했다. 2030년 390조원으로 성장이 예측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조치다.

그린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2040년 온실가스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울산공장 등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 인프라에 420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석탄 발전을 2024년까지 LNG 열병합 발전으로 전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인프라를 도입해 그린 에너지 체계를 구축한다. 판매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도 저탄소 그린 소재로 대체, 넷제로를 이뤄내면 2040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137만톤을 전량 상쇄할 수 있다.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 절감 등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라이프사이언스 분야는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근골격계, 신경계 등 전문의약품 사업을 구체화한다. 집중 추진해 온 류마티스성관절염 등 분야에 대해서는 AI 기술 등을 접목해 자체 개발을 진행한다. 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영역에 대새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바이오 신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해 바이오 분야 매출 1조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기존 보유 자산과 견조한 사업 이익을 기반으로 2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 그린소재, 바이오 사업 추진을 위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격적 R&D와 함께 M&A 투자 등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