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 '운명의 날' 하루 앞으로…'거래재개' 여부에 숨죽인 4만 개미

오스템임플란트 중앙연구소/사진=오스템임플란트

오는 29일 직원의 수천억원대 횡령사건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의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긍정적인 결정이 나오면 다음날 바로 거래가 재개된다. 그러나 개선기간 부여나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도 마냥 배제할 수 없다.

거래재개를 원하는 4만여명의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글로벌 임플란트 판매량 1위, 횡령액 반영 후에도 흑자가 날 정도의 탄탄한 실적 등 기업 본연의 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횡령사건 이후 이사 과반수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을 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29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작년 말 횡령사건으로 상장적격성 심사대상이 된 오스템임플란트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기심위는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중 하나를 결정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상장유지다. 상장유지가 결정되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다음날인 오는 30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업계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를 면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중이다. 한때 의심을 받았던 경영진의 횡령 가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경찰이 판단,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이 2021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 적정의견도 냈다.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이 나오면 상폐사유에 해당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를 면했다.

비록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비적정의견이 나왔으나 이는 투자유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다는 의미로 내년 감사에서 적정을 받으면 해소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이번 횡령사건이 경영진과 상관없는 직원 개인 비위인 만큼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토로도 나온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로 소액주주 4만명의 투자자금이 묶여있다. 이들 중 미수거래나 주식담보대출로 투자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약 1130억원으로 추정된다. 예기치못한 거래정지로 이들이 3개월가량 이자, 만기상환 등의 고통을 겪어왔단 얘기다.

횡령액 반영으로 순이익이 대폭 줄긴 했으나 적자로 전환되지도 않았다. 작년 오스템임플란트 매출은 8245억원으로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433억원으로 46% 늘었지만 순이익이 횡령액에 따른 손실액 반영으로 영업이익 대비 규모가 줄었다. 그래도 우려했던 적자가 아닌 234억원 흑자를 냈다. 횡령사건 이후 영업에 악영향을 미쳐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올 1분기도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성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 판매량 1위, 매출액 4위로 성장하는 동안 인정받은 제품 경쟁력 덕분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매년 매출의 11%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매출 목표가 1조원인 올해는 1000억원을 연구개발에 쓸 계획이다. 투자를 기반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초기 고정력을 크게 높인 디자인 설계, 빠른 골유착을 유도하는 표면처리 등 고도화한 임플란트 기술을 대거 확보했다. 지금까지 특허만 421건 등록했을 정도다. 40여년 늦은 출발에도 경쟁사와 어깨를 견주게 된 원동력이다.

올해 오스템임플란트는 5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작년이나 올해 글로벌 치과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 임플란트 판매량 뿐만 아니라 매출액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에도 힘을 준다. 현재 디지털 치과를 구성하는 장비 및 재료,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공하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풀 라인업을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올해 디지털 투명교정장치, CAD SW, 스캐너, 밀링머신과 3D 프린터 업데이트 버전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내부통제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감사위원회(자산 2조원 미만이면 의무가 아님)를 도입하고 이사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 경영개선계획을 거래소에 제출했다. 그 동안 오스템임플란트는 사내이사가 엄태관 대표 등 3명으로 경영진(6명) 절반이었다. 이번에 사외이사를 대거 늘려 사내이사 비중을 전체 경영진 수(8명)의 절반 아래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 4명을 모두 이사회가 아닌 외부 상장사협의회 추천을 받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개인 일탈과 내부회계관리 미흡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는 일회성"이라며 "고강도 재발방지 대책과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 정책으로 내실을 다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