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승 투수의 추락…'승부조작' 전 삼성 윤성환 징역 확정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2018.9.19/뉴스1

승부조작 제안을 하고 5억원을 받아챙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출신 전직 야구선수 윤성환(41)씨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국민체육진흥법상 선수 금지행위 위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윤씨에 대해 원심 판결을 31일 확정했다.

윤씨는 지인으로부터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베팅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에 A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윤씨는 A에게 '주말 경기에서 삼성라이온즈가 상대팀에게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을 실점하도록 승부를 조작해 수익이 나게 해주겠으니 5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뒤 돈을 받아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15시즌 통산 135승을 달성하고 삼성라이온즈 역대 투수 중 최다 승리를 거둔 선수였다. 1심 재판부는 "영구결번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던 윤씨가 국민에게 주는 충격과 영향력은 다른 승부조작 사건보다 더 막대하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억3500만원을 부과했다.

2심에서 윤씨는 일부 감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유죄는 피할 수 없었다. 재판부는 "A씨가 윤씨 측에 전달한 5억원에는 대리 베팅의 자금뿐 아니라 승부조작 대가도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며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승부조작 의사가 없었고 할 수 없었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받았다고 봐야한다"며 유죄 판결을 유지하며 심리를 종결했다. 2심 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프로선수의 운동경기에 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챙길 경우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요구하거나 약속하는 경우에도 이에 따라 처벌된다.

윤씨는 2004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한 후 통산 135승을 거둬 KBO 통산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승부조작에 연루돼 2020년 11월 방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