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가 바닥 기는 사이, 시총 순위도 '요동'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올들어 증권사들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찮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증권사 주가는 전년대비 13% 이상 하락했다. 다만 이 가운데에서도 메리츠증권은 시가총액 순위 5위에서 2위까지 뛰어오르는 등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RX증권지수는 739.79로 지난해 연말(782.37) 대비 5.4%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2.1%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해선 낙폭이 더 심하다. 1년 전 KRX증권지수는 856.10으로, 1년새 13.6% 하락했다.

증권주가 힘이 빠진 이유는 올들어 증권업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2977.65였던 코스피는 같은 기간 2693.21으로 9.6% 하락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도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2%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수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 탓에 증권주 대부분은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 (7,820원 ▼190 -2.37%)은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4% 하락했다. 이외 한국금융지주 (69,800원 ▼1,100 -1.55%)(-7.4%), NH투자증권 (12,930원 ▲30 +0.23%)(-11.6%), 삼성증권 (38,050원 ▼750 -1.93%)(-9.8%), 키움증권 (130,600원 ▼2,900 -2.17%)(-8.8%), 한화투자증권 (3,365원 ▼40 -1.17%)(-22.5%) 등도 큰 폭 하락했다.

반면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은 홀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기간 메리츠증권 주가는 30.1% 뛰었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701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 남짓 올랐다.

증권주 시총 순위도 요동쳤다. 지난해 연말엔 △미래에셋증권(5조4955억원) △한국금융지주(4조4971억원) △삼성증권(4조 96억원) △NH투자증권(3조7129억원) △메리츠증권(3조5109억원) △키움증권(2조8055억원) △한화투자증권(1조3710억원) 순이었는데 올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메리츠증권이 2위로 올라섰다. 현재△증권업종 시총 1위는 미래에셋증권(5조 1071억원) △2위 메리츠증권(4조4206억원) △3위 한국금융지주(4조1627억원) △4위 NH투자증권(3조6649억원) △5위 삼성증권(3조6167억원) △6위 키움증권(2조5590억원) △7위 한화투자증권(1조631억원) 등이다.

메리츠가 '나홀로 반등'한 이유는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다른 증권사 대비 낮은 사업구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과 6월 자사주 각각 1000억원씩을 매입한데 이어 같은해 11월 추가로 1400억원을 매입했다. 올해 3월에도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메리츠증권의 사업구조도 주가에 영향을 줬단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보유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순영업수익 중 IB 및 금융부문 비중이 80% 내외로 높은 반면 위탁매매 부문 비중은 10%를 하회한다. 지난해 별도기준 순영업수익 중 위탁매매 부문 비중은 7.1%였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 급락과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익축소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메리츠증권은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고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높은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메리츠증권뿐 아니라 증권업종 전반에 대한 전망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74% 감소한 8660억원, 당기순이익도 14.31% 줄어든 6640억원으로 전망된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증시 유동성이 풍부하다곤 하나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엔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주식 및 채권시장의 영향을 펀더멘털에 직접적으로 반영하는만큼 증권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며 "주식시장의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에 투자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