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다음 모멘텀 태블릿...애플 바라보는 삼성·LG디스플레이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보고 있다./사진=뉴스1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확대의 다음 모멘텀으로 태블릿과 노트북이 지목된다. 특히 단일제품 출하량이 많은 애플이 이르면 내후년 신제품 태블릿에 OLED 패널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갖는 기대감이 크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OLED 시장 확대의 차기 동력으로 태블릿·노트북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이 분야 OLED 패널 출하량이 2026년까지 꾸준히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해 40만㎡(제곱미터)였던 수요 면적이 2028년엔 210만㎡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인 시장 확대 트리거는 애플이 잡고 있다고 업계는 본다. 애플은 노트북 라인업이 3개, 태블릿이 4개로 제품의 다양성이 적다. 그만큼 단일 모델에서 적용하는 패널이 바뀔때 그 수량이 크다는 의미다. 과거 애플이 아이폰에 OLED 적용했던 일이 업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던 배경이다.

출발점은 아이패드 프로가 출발점을 찍을 전망이다. 애플은 2024년 출시 예정인 12.9인치와 11인치 등 2개 모델에 대해 OLED 패널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인사는 "제품당 OLED 적용 면적은 스마트폰 대비 6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이패드 프로 출시 이후 아이패드 에어, 맥북 프로 모델로도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 말했다.

태블릿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동시에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애플은 당초 2023년 출시를 목표로 10.86인치 OLED 아이패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중단한 바 있는데, 상위라인 제품의 불분명한 포지셔닝과 삼성디스플레이 단독 공급 등이 배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당시 기준으로 태블릿용 OLED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이미 삼성전자에 납품 중이던 삼성디스플레이 뿐이었다"며 "다른 업체들이 공급을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 출시 시기를 미룬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선을 다변화해 가격을 낮추는 멀티벤더 전략은 애플의 오랜 사업 철칙 가운데 하나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으나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초기 모델을 공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찬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규 라인 증설이 현재까지 없어 24년 하반기 또는 25년부터 제품 탑재를 시작할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 증설 없이 충남 아산캠퍼스 6세대 A3 라인 일부를 개조하는 방법으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향후 태블릿·노트북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8.5세대 라인 증설도 검토 중이다. 8.5세대 유리원장을 사용하면 기존 6세대 라인에서보다 더 많은 패널을 만들 수 있다. 13.3인치 패널을 예로 들면 6세대 원장에선 48대, 8.5세대 원장에선 96대를 만들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생산 중인 충남 아산의 L8-2라인에 8.5세대 OLED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회사는 이 라인을 상반기 내에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파주사업장에서 IT용 8.5세대 OLED 증착 평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평가가 종료까지는 1년여가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