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철없는 '철근' 생산에 페트병·유리섬유 사용한다

(왼쪽) 녹슬지 않는 케이에코바와 철근 (오른쪽) 유색 페트병으로 만든 색색깔의 케이에코바 /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페트병을 원료로 활용한 철근 대체물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 보강근(제품명 케이에코바)를 생산한다.

SK에코플랜트는 GFRP 보강근 전문기업 케이씨엠티(KCMT), 친환경 신소재 기술기업 카본화이버앤영과 함께 케이에코바 생산 공장 구축에 공동 투자한다고 20일 밝혔다.


GFRP 보강근은 흔히 철근이라 불리는 보강근(Reinforcement bar, 리바)을 철이 아닌 GFRP로 만든 것이다. 보강근 생산과정에서 고철, 석회석 등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량이 50% 이상 적다.

3사는 GFRP 보강근 생산에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필요한 원료 중 하나인 '함침제'를 생산하는 기술에 대한 공동 특허도 출원했다. 함침제는 유리섬유를 환경적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고 섬유의 배열을 유지해 개별 섬유 간 하중 전달을 가능케 하는 원료다.

GFRP 보강근은 철근보다 내부식성이 강해 녹이 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해안가·교량·댐처럼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철근보다 강도는 2배 이상 단단하고 무게는 4분의 1로 가벼워 가공·운송이 쉽다.


1990년대부터 미국, 독일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 전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선 2020년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GFRP 보강근의 성능을 검증하고 구체적인 설계기준을 수립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신규 공장의 전 공정을 자동화해 기존 철근 수준으로 가격을 낮출 예정이다. 총 80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4년까지 연 4만톤을 생산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27년에는 연 2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2L 페트병 한개로 1m(760g)의 GFRP 보강근을 만들 수 있는 함침제를 생산할 수 있다. 20만톤 생산으로 연 약 3억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다.

조정식 SK에코플랜트 에코솔루션 BU대표는 "케이에코바는 건설자재 특성상 투명한 페트병뿐 아니라 유색 페트병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페트병의 자원순환율을 높일 수 있다"라며 "건설 원자재 시장에 닥친 위기를 친환경 소재 개발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