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주가 30% 폭락…세계 최대 中배터리 CATL 흔든 '루머'

/사진=중국 인터넷

글로벌 최대 배터리업체 CATL 주가가 올들어 30% 넘게 하락하며 시가총액 1조 위안(약 190조원)을 깨뜨렸다. CATL의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의 영향이 크다.

21일 제일재경, 차이신 등에 따르면 20일 CATL 주가는 7.6% 급락한 407위안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시총 9487억 위안(약 180조원)을 기록했다. 시총 1조 위안을 돌파한 지 11개월 만에 1조 위안선을 깨뜨리면서 CATL 시총 순위는 중국 본토 주식 중 8위로 하락했다.


이날 CATL 주가 급락으로 차스닥(創業板·창업판) 지수도 2400선을 깨뜨리며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만 해도 CATL 주가는 그야말로 급등세였다. 2021년 5월 CATL 주가가 430위안을 기록하며 시총 1조 위안을 돌파한 이후 CATL 주가는 650위안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시총 1조6000억 위안(약 304조원)을 찍었다. 중국 본토증시 시총 1·2위인 마오타이와 공상은행에 이어 시총 3위까지 거침없이 상승했다.

CATL 주가 추이/사진=동팡차이푸 홈페이지 캡처

최근 CATL 주가 급락 원인은 시장에서 1분기 당기순이익이 50억 위안(약 9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지난 4분기 대비 급감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CATL의 4분기 당기순이익 예측치는 62억5000만 위안~87억5000만 위안(약 1조2000억~1조6600억원)에 달한다.


시장 루머는 CATL의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배터리셀 원료 가격이 급등했으나 CATL은 낮은 가격에 확보해놓은 재고를 소진하면서 경쟁사보다 높은 매출총이익률(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마진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고 소진과 리튬·니켈 가격 상승으로 CATL 이익 역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4월 20일 리튬 가격은 t(톤)당 48만2500위안으로 전년 대비 약 436% 급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배터리 소재 가격상승으로 올해 CATL의 매출총이익률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기차업체에게 가격 상승분을 전가해 감소폭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3분기 CATL의 매출총이익률은 27.9%로 경쟁업체인 BYD(13.3%), 구오쉔(15.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CATL은 명실상부한 1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34.4%로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49.8%로 경쟁사를 압도했다.

CATL 주가 하락에 대해,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전기차·배터리업종의 리스크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성장성, 두 가지 측면에서 온다"며 "우선 밸류에이션이 높기 때문에 높은 성장성으로 밸류에이션을 소화해야 하며, 순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20%보다 낮을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 중국증시에서 CATL은 0.5% 상승한 409.11위안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