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연기금, 삼성전자는 버렸다…그 자리 채운 '2개 종목'

10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2.1.10./사진=뉴스1

코스피로 돌아온 연기금이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를 팔아치우고 삼성SDI (431,000원 ▼10,500 -2.38%)와 삼성바이오로직스 (788,000원 ▲4,000 +0.51%)를 사들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은 비록 63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 모두 9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7660억원, 3조2830억원 순매도하며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에서 2020년 6월부터 순매도로 일관하던 연기금은 지난 2월 처음 19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는 13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4240억원), 삼성SDI(1400억원), 기아(119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30억원), 만도(500억원) 등이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3520억원) 등이다.

연기금의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로의 전환이 눈에 띈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국내 대표 2차전지주로서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주 성격을 가지는 2차전지주는 미국 긴축 가속화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상당폭 내려왔는데 최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론이 퍼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내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조3423억원(전년대비 +2.1%), 영업이익이 2589억원(전년대비 -24.1%)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163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오는 28일 발표된다.

여기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해 2차전지주에 더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차전지는 재충전이 가능한 전지로 전기차 등에 주로 쓰인다. 이 때문에 2차전지주는 테슬라와 주가가 연동되는 특징이 있다.

강동진·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를 이겨낼 수 있는 고객사를 가진 2차전지주의 성장 매력이 차별화될 전망"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을 최선호주로, 삼성SDI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제약주인 삼성바이로직스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됨은 물론 신공장 등으로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260억원 규모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한 계약으로 이달 중 체결될 계획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달 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 작업을 마친다는 점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경쟁력을 더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호재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목표주가 115만원을 유지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액 8470억원(전년대비 +9.0%), 영업이익 1930억원(전년대비 +32.9%)을 기록했다"며 "올해 실적은 둔화가 예상되지만 향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가 예정돼있어 내년부터 본격적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한 재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것은 다소 부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공모 청약에서 100% 이상 높은 청약률을 달성해 3조2007억5100만원을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