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 거둔 철강업계, 2분기도 '가격 인상폭'에 달렸다

철강업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도 불구하고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원료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철강재 가격 인상이 2분기 실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2조3000억원, 6974억원으로 총 3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9%, 129.5%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각각 21조3000억원, 6조9797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부문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자회사 사업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철강부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1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로 및 열연, 선재 공장 등 주요 설비의 개보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판매가 소폭 감소했다. 원료탄 가격 등 원가부담도 톤당 3만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사업이 건설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 인도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부문에서도 연초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아울러 미국 유정관 수요 및 가격 급등으로 강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의 매출과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모두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는 1분기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본격화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글로벌 긴축 정책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1분기보다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적극적인 가격 인상을 통해 2분기 실적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는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지만 2분기는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어느 정도 반영해 주요 완성차와 재압연사, 강관사, 가전사 등과 가격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건설업과 자동차 산업 등의 호조로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건설업의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을 기반으로 2분기도 견조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정부 주도의 건설투자가 본격화되고 공공사업 및 주택 공급 증가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4%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선업은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수요 증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역시 건설사와 자동차 업계와 철강재 가격 인상을 타진했다. 현대제철은 "차강판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현재 논의되는 수준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유정관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유가 상승과 더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생산 강관 제품의 수출이 중단됐고, 미국 현지 유정관 시장 수급이 빡빡해졌다"며 "현재 미국 유정관 수주는 2분기가 끝나고 3분기 계약을 맺어 하반기까지 이러한 활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