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진 '양잿물'에 웃었다…화학 업체 최대실적 이유 있었네

롯데정밀화학 헤셀로스 공장(울산)/롯데정밀화학

'양잿물' 가격이 다시 오른다. 국제가격(FOB NEA) 기준으로 가성소다는 톤당 665달러를 기록 중이다. 염소(Cl)계열의 전반적 강세에 화학 기업들 실적은 개선됐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양잿물'로 불렸던 가성소다의 주 활용처는 펄프·제지 또는 알루미늄의 원료인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과거 가성소다 가격은 통상 톤당 300~500달러 사이에서 정해졌다.
부족한 공급·견조한 수요…"가성소다 가동률 개선 어렵다"현재 가성소다의 공급은 부족하다. 글로벌 가동률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때문이다. 주요인은 높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다. 중국 석탄을 포함해 최근 원유가 상승으로 화학업체들의 가동률이 하향 조정된 것.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가동률의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성소다 수요는 여전하다. 펄프와 알루미나(알루미늄의 원료·산화알루미늄)의 수요 환경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알루미늄의 수급이 빠듯한 상황인데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알루미늄 수요는 차량과 건축이 주를 이루는데 차량용 알루미늄 수요의 전망이 밝다.


박 연구원은 "지속적인 자동차 경량화 및 전기차에 대한 필요성을 위해 알루미늄 수요가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의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가격 측면이나 현재의 재고 상황을 고려할 때 펄프 상황도 긍정적이다. 가성소다는 제지 생산 공정 중 중해 및 표백 과정에 필요하다.

최근 펄프 가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크게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 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톤당 840달러다. 지난달에 비해 7.01%포인트 상승했고 연초에 비해서는 15.86%포인트 올랐다.

업계 실적도 양호하다. ECH(에피클로로하이드린·에폭시수지의 주원료), 가성소다 등 염소계열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정밀화학 (47,050원 ▲450 +0.97%)이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밀화학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110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941억원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처음으로 분기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창출했고 ECH와 가성소다 호시황 영향으로 2020년 3분기 이후 매 분기 연속 증익을 기록중"이라고 했다.

증권가는 롯데정밀화학의 가성소다 관련 성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성소다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어 단기 실적 모멘텀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론 ECH 및 가성소다 가격 동향과 투자심리가 궤를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성소다 가격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 지역 봉쇄 등이 발생 중이나 인도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