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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 정책금융으로 거듭나려면[MT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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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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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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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지난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관련 국정과제들이 제시되었다. 그 중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지원 강화'라는 국정과제의 내용 중 하나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이 제시되었다. 정책금융이 민간의 역동적 혁신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도록 민간금융과의 중복을 최소화하고 미래투자 등 시장보완 분야를 집중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금융이란 민간금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가와 사회발전에 필요한 분야에 정부 주도로 지원하는 금융이다. 얼핏 들으면 뭔가 시장경제원리와 잘 맞지 않는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 같아 보인다. 그러나 오해다. 정책금융은 시장에만 맡겨서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금융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실패가 발생할 때 이를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친시장적 정책이다.

정책금융은 리스크가 커서 민간금융만으로는 충분한 자금이 지원되기 어려운 저개발국의 경제성장 추진에 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도 과거 경제개발 초기에 성장을 이끄는데 정책금융이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책금융이 저개발국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데 시장에만 맡겨서는 바람직한 수준의 금융지원이 일어나지 않는 분야에 대한 지원을 위해 선진국에서도 정책금융을 활용한다.

시장경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도 정책금융기관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위해 2012년에 영국기업은행 (British Business Bank, BBB)이 설립되었다. 2021년에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영국인프라은행(UK Infrastructure Bank, UKIB)이 설립되었다. 독일에는 각종 정책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948년에 설립된 독일부흥은행(Kfw)이 있다.

문제는 민간금융만으로도 충분한 분야에 정책금융기관이 진출해 민간과 경쟁하는 경우다. 또 정책금융기관 간 업무중복으로 자원배분 효율성이 저해될 수도 있다. 이번 국정과제에서는 이런 문제들의 해결이 목표로 제시되었다.

우리 경제환경을 보면 앞으로 정책금융기관들이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풍부한 유동성의 시절이 가고 고금리와 긴축의 시대가 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긴축이 시작되면 그동안 숨어있던 부실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이 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이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커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금융이 필요한 영역이다. 국제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를 위해 산업구조의 저탄소화, 에너지 전환 등을 해야 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높은 리스크로 인해 민간금융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정책금융이 역할을 해야 한다.

이처럼 향후 우리나라에서 정책금융의 역할은 많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기존 정책금융기관들의 문제를 개선하고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가 이의 해결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정책금융기관이 우리 경제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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