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옐런 "인플레,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⅓은 반도체 부족 영향"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AFPBBNews=뉴스1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4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현재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식량 시장의 교란 등 거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약화하기 위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을 보조할 적절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적자 축소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았던 1조9000억달러(약 239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선진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목격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재정정책은 매우 다양하다"면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경기부양안의 영향이 반영된 경우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빠르게 진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지난해 자신의 전망과 관련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을 때 예상치 못한 것은 우리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수 있는 다양한 코로나19 변이와 싸우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우리는 거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며 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문제"라며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가 내려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에 대해서는 "미국이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지만 시장 충격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팬데믹 기간 석유회사들이 수요 예측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생산을 올릴 유인이 생겼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미국의 핵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 투자가 중요하다. 반도체는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중 3분의 1가량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신차 및 중고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글로벌 세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다국적 기업에 대해 최소 15% 이상 세율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