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역대급 수익률" 651일 팬데믹 강세장 끝…더 큰 고통 온다?

지난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이날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8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AFPBBNews=뉴스1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고강도 통화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속에 '블랙 먼데이'로 끝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 지난 1월 3일 전고점(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다. 이로써 2020년 3월 23일 시작된 강세장은 651일(지난 1월 3일) 만에 막을 내렸고 약세장에 진입했다.

651일 지속된 팬데믹 강세장…"53%의 역대급 수익률"블룸버그통신은 "강세장으로서 기간은 짧았지만 증시 수익률이 역대급이었다"면서 연환산 수익률이 53%에 달했다고 전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급락이 1개월 만에 금세 마무리되며 증시가 급등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서 엄청난 유동성을 풀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증시 격언 중에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것이 있다. 블룸버그는 "이는 사실 증시에 투자하라는 뜻인데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 팬데믹 시기 상승분 고스란히 반납같은 맥락에서 한동안 약세장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빅토리아 그린 G스퀘어 프라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지금은 연준이 모든 키를 쥐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더 큰 고통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점은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증시 급락 최저점에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아직 연평균 환산 30% 수익을 거두고 있다. 3~5년 전에 주식을 샀던 사람들의 연평균 수익도 11% 이상이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자산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유동성이 차고 넘쳤을 때 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돈 벌기는 쉬웠다. 이제 시장은 이들에게 잔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대자연과 매우 흡사하다"면서 "당신이 대자연을 이해한다고 생각할 때 당신은 큰 눈보라를 맞는다. 이것이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를 통해 밈 주식 열풍을 일으켰던 베드 배스 앤 비욘드, AMC 등의 회사는 수익도 거의 못내는 회사여도 주가가 폭등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 회사의 주가들은 지금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수익성을 아직 내지 못하는 기술기업부터 신규 상장주까지 시장 곳곳에서는 2021년 정점에서부터 손실이 60%를 넘는 기업들이 즐비하다.

'투기성 가득한' 기술 관련 주들은 팬데믹 시기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ARK)인베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6월 1일 기준 9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규모가 153억 달러(약 19조2400억원)로 올해 들어 48% 감소했다. 이는 미국 25개 ETF 운용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마켓필드 자산운용의 마이클 샤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에 이같은 약세장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2021년 강세장을 지나치게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14개 약세장 평균 1.5년간 지속

뉴욕증권거래소(NYSE)/AFPBBNews=뉴스1

시장의 관심은 이번 매도세(selloff)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로 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역사가 어떤 길잡이가 된다면, 우리 앞에 더 많은 고통이 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1927년 이후 약세장은 평균 1.5년 지속됐다. 그리고 약세장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34% 하락했다. 이전의 14개 약세장 주기(사이클) 중 3개 주기만이 4개월 이내에 끝났다.

이를 바탕으로 S&P500지수의 향후 최저점을 예측하면 지금보다 약 15% 낮은 3179가 하한선이 된다.

투자자문 서비스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돈 뿌리기,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수백만장의 경기부양 수표 나눠주기로 인해 팬데믹 기간 동안 주가에 엄청난 거품이 일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밈 주식 등에 베팅한 군중들이 거품을 고착화시켰을지 모르지만, 이들을 문제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들은 연준의 극단적인 통화정책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