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수백명에 막혀…산은 회장 두번째 출근 시도 '또 실패'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강석훈 신임 KDB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과 대치하고 있다./사진=이용안 기자

강석훈 신임 KDB산업은행 회장은 부산 본점 이전과 관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 분들과 장소와 횟수에 관계없이 대화하고 논의하겠다"고 16일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 본점 앞에서 두 번째 출근을 시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본점 앞에 모인 수백명의 산은 노조원들은 강 회장의 출근을 막았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취임 이후 9일째 출근하지 못했다.

강 회장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어 여러 문제와 어려움을 듣고 충분히 논의하겠다"며 "소통 채널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는 여러분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방 이전에 대해 계속 반대의견을 말씀하셔도 좋다"며 "지방 이전은 함께 논의하고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기에 우선은 당면현안들을 같이 해결해 나가자"고 전했다.

강 회장은 "업무보고를 받으며 산은이 이렇게 큰 모래주머니를 끼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취임 이후 산은을 억누르고 있는 각종 규제를 점검하고 인력과 예산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내부 인사 제도 개편도 약속했다. 그는 "조직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인사의 미래 예측성을 높이는 일"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 직원에 대해 (보상을 더 주는) 모두가 용납할 수 있는 인사정책을 통해 산은이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강 회장은 정부에 본점 이전 반대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도 모르는 강 회장이 리더로서의 자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 회장은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