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7% 돌파…"연내 8% 넘을수도" 영끌족 '한숨'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7%를 돌파했다.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 연내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8%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4.33~7.07%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5년 주담대 고정형 상단 금리가 7%를 넘겼다. 고정형 상품에 가까운 우리은행의 5년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도 7.07%였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7%를 넘길 전망이다. 이날 기준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5.233~6.533%로 나타났다. 이밖에 은행별 주담대 고정형 금리 상단은 △농협은행 5.86% △국민은행 5.83% △신한은행 5.56% 등이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최근 치솟은 영향이다. 미국이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때 이미 채권 시장은 요동쳤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전날(15일) 기준 4.082%로 나타났다.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4%를 넘겼다.

업계는 당분간 주담대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이 됐고, 한국은행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파이터'를 자처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 "시장 반응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국고채 금리가 또 오르게 된다. 금융채 금리 역시 따라 오르고, 결과적으로 주담대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해 최대 1%포인트가 더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 연내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담대 변동형 상품 금리도 더 오른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2019년 1월 이후 3년4개월 만의 최고치다. 5대 은행의 이날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3.63~5.632%다.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게 됐다. 이자 부담도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 늘어난다. 기준금리가 업계 일각의 전망처럼 2.75%까지 오르면 차주가 매년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현재보다 65만6000원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