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만큼 '선택과 집중'···한화生이 베트남 택한 이유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왼쪽)이 임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영토 확장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한화생명이 2009년 처음으로 해외 법인을 설립한 건 국내 2위 생명보험사로서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출국이었다.

한화생명의 첫 해외 법인 설립 국가가 베트남이었던 이유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지만 아직은 낮은 보험밀도와 보험침투율, 동시에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층이 다수인 인구구조 등은 신규 보험 시장 개척에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소득과 생활 수준도 향상돼 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보험을 통한 보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현지에 보험사를 설립한 한화생명에겐 긍정적이다.

한화생명은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인 '유니버셜보험'을 베트남에서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보험기간 동안 고객의 사망·재해를 보장하면서 만기가 되면 약정한 이율에 따라 보험금을 준다는 개념이 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베트남 최고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함께 변액보험 상품도 출시했다. 앞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투자형 상품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목표다. 90%가 넘는 저축성보험 비중은 2025년까지 60%로 줄이고, 이제 시작한 변액보험 판매 비중은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최근 베트남 경제의 높은 성장을 바탕으로 보험시장에서도 높은 수익 확보가 가능한 투자형 상품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2009년 당시 매출 61억원에 불과했던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358억원으로 40배 가량 성장할 수 있었다"며 "손익에서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도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앞으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직접 필요한 보장을 스스로 조합해 본인만의 보장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보험을 온라인에서 곧 선보인다.

황 법인장은 "아직도 은행을 통한 신규 보험 계약이 절반 가량인 베트남 시장에서 혁신적인 상품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판매채널을 구축해 다양한 서비스를 판매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고객이 보험 상품을 계약하면 파트너사들의 서비스를 구독형태로 제공하는 '구독보험'을 개발하는 등 한국식 성공 사례를 현지에 접목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