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때리기'에 발목 잡혔다…"알리바바·텐센트, 분기매출 첫 감소"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앞을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뉴스1=AFP

중국의 양대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처음으로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할 전망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 2분기 실적을 내놓는 알리바바는 매출이 2034억 위안(약 39조400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전자상거래 매출 성장률은 역대 최저치인 1%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등 성장 스토리를 써왔다. 그러나 2020년 마윈 창업자의 중국 금융시스템 비판 발언 이후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과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온라인 상거래, 자동차 공유 서비스, 음식 배달, 게임 등 부문에서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알리바바가 특히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알리바바의 금융계열 자회사 앤트그룹 기업공개(IPO)가 연기된 것 외에도, 지난해 알리바바 광군제 기간 동안 12억달러어치의 제품을 판매한 성과를 낸 중국인 인플루언서 비야(Viya)가 갑자기 탈세 혐의 조사를 받았다. 또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이 '주요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뒤늦게 공개했다면서, 클라우드컴퓨팅 사업과는 "관계를 끊겠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컴퓨팅 부문 2분기 매출은 지난 6년간 두 번째로 낮은 14.3%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폐지 예비 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한때 애플, 아마존처럼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으나,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본격화한 2021년 이후 시가총액이 총 1조달러 넘게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세계 2위 경제국에서의 '소비자 위기'(소비 감소)와 싸워야 한다"고 전했다.

2021년 5월 26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 앞으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뉴스1=AFP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지난달 과거 거래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으로부터 각각 250만위안(약 4억8400만원), 600만위안(약 11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밖에 검색포털 바이두도 2분기에 5.6%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JD닷컴(징둥)과 음식배달 서비스업체 메이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콰이쇼우 등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마빈 천은 "중국 기업들이 2분기에 도시 봉쇄 등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뒀을 것이며 IT기업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IT기업들은 당국의 규제까지 받는 상황이어서 구조적이고 장기적으로 성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